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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지원 “연기 엔진 상태? 지금이 최고예요”

배우 하지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지원이 5년만에 국내 영화로 돌아왔다. ‘담보’(감독 강대규)를 내놓은 그는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라 떨린다며 특유의 눈웃음을 선물했다.

“연기 엔진 상태요? 지금이 최고 파이팅이에요.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연기하고 싶고, 많이 표현하고 싶어요. 연기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다 쏟을 수 있어요. 오롯이 한곳에만 에너지를 쏟아붓는 스타일인데, 이런 점이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는 제 원동력이기도 하죠.”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하지원은 여전히 생기가 넘쳤다.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엔 금방 눈가가 촉촉해졌다. 해맑고 순수한 감성이 그만의 강력한 무기라고들 말하던 동료들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분량 많지 않은 ‘담보’, 리프레시되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그는 ‘담보’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석’(성동일), ‘종배’(김희원)와 가족이 되는 ‘승이’의 성인시절을 연기한다. 대학생이 된 이후 베테랑 중국 통역가가 되는 시간을 아우른다.

“대학생 연기를 위해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매던 백팩 등을 이용해서 대학생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죠. 사실 대학생 설정을 강력하게 반대했었어요. 하지만 강 감독이 ‘승이’가 대학생부터 끌어가야 감정선이 매끄러울 것 같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했죠. 하하. 그런데 나중에 감독이 그러더라고요. ‘승이’가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이었다고요. 제작진 아무도 몰랐는데, 감독 혼자만 알고 있었던 비밀이었어요.”

주연이긴 하지만 ‘담보’ 안에서 분량은 크지 않다.

“분량이 크지 않다는 건 출연 제안이 왔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이렇게 작품을 결정한 건 처음인데 오히려 제겐 ‘리프레시’(refresh)되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또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은 제게 친정 같아서, 편하고 집처럼 느껴져 출연하게 됐죠.”

영화 ‘담보’ 속 성동일과 하지원.

극 중 눈물을 쏟아내는 감정 연기가 많았던 만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을 터였다.

“쉽지만은 않은 감정이었죠. 특히 첫 촬영이 엄마(김윤진)과 십수년만에 다시 만나는 장면이었는데, 어렵기도 했거니와 ‘승이’의 감정이 아직 쌓이지 않아 상상을 많이 하려고 했어요. ‘엄마’를 만나러 가는 거리라던가, ‘엄마의 집’ 등 공간이 주는 낯선 감정을 느끼려고 했죠. 다행히 김윤진 선배가 눈만 봐도 교감될 만큼 잘 받아줘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함께 연기한 성동일은 하지원의 ‘긍정적인 성격’을 칭찬하기도 했다. 현장을 환하게 밝혀줬다고.

“오히려 전 선배들과 카메라 모니터링 앞에 앉아 일상을 나누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진짜 행복했죠. 일찍 끝나는 날엔 맥주도 같이 마시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죠. 평소엔 낯도 가리고 적극적인 편이 아닌데, 영화 촬영장은 정말 편하고 좋아요. 그 공기를 좋아하나봐요.”

■“신인 하지원을 만난다면, 네 자신을 많이 발견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의 곁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로 가득하다. 1인 기획사로 시작한 회사는 8년째 변하지 않았고, 팬들도 10년차 이상이 대부분이란다.

“사람들이 오래 남아있는 비결이요? 제가 마음에 잘 담아두지 않는 편이고 소통을 많이 해서 서로 닫혀있지 않은 게 비결일까요? 하하. 팬미팅을 해도 무대에 제가 있고 객석에 팬들이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운동회를 하고 소풍을 가요. 소외된 곳에 연탄배달도 하고요. 몸을 부딪히며 추억을 만들었고, 팬과 스타 사이 거리감이 많지 않아서 오래 있어주는 것 같아요.”

덕분에 매일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는 그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라서 주인공이 되거나 팬들이 절 사랑해줄 땐 진짜 감사해요.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죠.”

그렇다면 신인 하지원을 만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네 자신을 더 많이 발견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진짜 나’를 발견해서 작품 속에 투영해봤으면 좋겠거든요. 요즘 저도 좋아하는 음악이나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하면서 또 다른 나를 알아가고 있어요. 색다른 면에 행복해하는 절 발견할 때마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과 감정들을 느끼고 작품에 녹여내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요. 또 개인적으론 뭐가 됐던 신나게 놀고 싶어요. 지금도 재밌지만, 더 재밌고 신나게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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