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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BTS 뷔·박보검도 사랑하는 성동일 “비결이요?”

배우 성동일,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성동일에겐 3가지가 없다. 가식이 없고, 안티가 없고, 벽이 없다. 그룹 방탄소년단 뷔, 배우 박보검, 이광수 등 까마득한 후배들도 스스럼없이 전화하고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는 이유다.

“비결이요?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좋은 안주와 술을 사주기 때문 아닐까요? 하하. 후배들에게 연기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하지도 않아요. 살아온 게 다르고 취향도 다르니까요. 나이 들고 깨달았는데, 제일 좋은 선배는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는 후배들과 어울리는 특별한 마음가짐도 공개했다.

“답은 쉬워요. 우리 애들도 제가 얘기 안 들어주면 싫어하거든요. 내 가족도 싫어하는 건 남들은 더 싫어해요. 그래서 후배들 얘기도 그냥 들어주기만 해요. ‘그래, 힘들겠다. 뭐 먹을래’라는 말이나 하죠. 답답하니까 날 찾겠지만 제가 해결해줄 수 있는 뾰족한 수도 없잖아요? 그렇게 말이라도 하면 속은 좀 시원해지니까 애들도 절 찾아오는 거겠죠.”

성동일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신작 ‘담보’(감독 강대규)로 ‘절친한 후배’ 김희원, 하지원과 호흡을 맞춘 얘기부터 가족에 대한 애틋함까지 여러 이야기를 꺼내놨다.

영화 ‘담보’ 속 한 장면.

■“하지원·김희원, 긍정적이고 성실한 후배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사채업자 ‘두석’으로 분해 ‘종배’(김희원)와 함께 9살 ‘승이’(박소이)를 졸지에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슴 따뜻한 사연을 필름 위로 전한다. 그 역시 실제 사생아로 태어나 10살 때까지 호적에 오르지 못해 학교도 가지 못한 가정사를 고백했던 만큼, 우연한 기회에 양녀로 들어오게 된 ‘승이’의 마음에 공감이 갔다고 했다.

“안쓰러웠어요. 저도 그런 경험을 해봤으니까요. 부모가 없다는 것, 그게 어떤 기분인 줄 이해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선 더 안 울려고 했어요. 연기를 강렬하게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특히 ‘승이’를 구하러 가는 장면을 찍을 땐 정말 눈물이 많이 나서 혼났어요.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눈물이 흐르면 잠시 중단했고, 눈물이 멈추면 다시 찍었죠. 제가 참아야 관객이 그 슬픈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평소 절친하게 지내는 김희원과 한 작품에서 ‘브로맨스’를 보여준 것도 의미있었다.

“김희원이 원래 우리집에 잘 놀러와서 아이들하고도 친해요. TV가 없어서 아이들은 김희원이 연기하는 걸 모르다가 이번에 제대로 보게 된 건데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집에서 밥먹고 놀다가는 삼촌이 영화에 나오니 재밌었나봐요. 그런데 우리 막둥이가 극 중 ‘종배’한테 막 대하는 절 보면서 ‘아빠, 희원 삼촌한테 왜 그렇게 욕을 해?’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어른 승이’로 등장한 하지원과 호흡에도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 어떤 사람이 하지원과 호흡이 안 맞겠어요? 하지원은 정말 적이 없잖아요. 안티가 나보다 더 없는 것 같아요. 그건 항상 긍정적이기 때문이죠. 김희원과 하지원 둘다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긍정적인 후배들이에요. 사실 신이 많지 않은데도 최선을 다해서 깜짝 놀랐어요. 다음엔 연인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로망도 가졌고요. 하하.”

■“날 지켜준 건 가족, 그 소중함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그에게 ‘가족’은 존재의 이유이자 배우로서 원동력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화목한 가정 아래 자란 건 아니지만, 그걸 안 해봤기 때문에 아는 거죠. ‘저 차를 사고 싶다’고 꿈 꾸는 건 그 차를 타본 사람보다 안 타본 사람이 더 애타잖아요? 저 역시도 그렇죠. 일 끝나고 애들 자는 것 보다가 베란다 나가서 담배 한 대 필때 ‘아, 내가 이렇게 다 이뤘구나’라고 행복감을 느껴요. 아이들이 있으니 내가 앞으로 뭘 더 해야겠다고 움직이게 되고요. 가족은 유일하게 날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죠.”

그뿐만 아니라 ‘사람’이 지금 그를 있게 한 중요한 덕목이라고도 했다. 후배들에게도 늘 ‘사람에게 투자하라’고 조언할 정도다.

“‘내 몸이 편하면 절대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힘들고 불편해야 돈이 들어오지’라는 말을 항상 해요. 제가 편하면 스태프들이 더 힘들어지는 거니까요. 그러지 않으려면 현장에도 일찍 나와야 하는 거고, 리허설도 맞춰야 하는 거죠.”

특히 ‘배우’라는 복 받은 직업을 가진 만큼 주위에 돌려줘야한다고도 강조했다.

“배우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중소기업만큼 버는 건 사실이에요. 게다가 투자할 것도 없잖아요. 회사에서 먹여줘, 재워줘, 연기 가르쳐줘, 배우는 아주 복받은 직업이죠. 그러니 더 고생하는 스태프들이나 후배들에게 커피도 사주고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라도 더 해야 해요.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 날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잘해야 그만큼 돌려받게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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