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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원 “나와 정반대인 성동일, 그래서 좋아해”

배우 김희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희원에겐 성동일은 동료 이상의 존재다. 명절은 물론 평소에도 자주 식사하러 성동일 집에 들리며 우정을 다진 ‘절친’한 사이다.

“성동일 형과는 성격이 완전 반대예요. 전 집돌이인데 동일 형이 자꾸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이래서 사실 귀찮기도 하죠. 하지만 나도 나를 바꾸고 싶을 때가 있어서 일부러 따라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가둬놓고만 산 게 아닌가 싶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내 자신이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럴 때 동일 형이 시키는 대로 하면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따라하고 있어요. 고마운 존재죠.”

김희원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성동일과 함께한 ‘담보’(감독 강대규)에 대한 생각과 박보영과 열애설에 대한 솔직한 심정 등 여러 이야기를 꺼내놨다.

■“성동일이 추천한 ‘담보’, 풍성하게 남기려고 노력”

이번 영화는 성동일이 추천했다. 시나리오도 안 보고 출연했다는 설엔 ‘몇 번 보긴 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일 형이 추천해줬으니 해보자 싶었는데, 막상 촬영에 임하게 되니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맡은 ‘종배’라는 캐릭터가 허당기가 있는데, 군대 고문관을 생각하며 연기했죠. 군대에서 ‘두석’(성동일)과 가까워진 뒤 결혼도 안 하고 그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고요. 이게 감독의 경험담인데, 군대에서 실연 당하고 자살하려던 후임을 구해줬다고 하더라고요. 그 경험담이 좋아서 차용했어요.”

천재 아역 박소이에 대한 애정도 쏟아냈다.

“신기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어린 꼬마가 눈물을 잘 흘리지? 엄마가 강제로 시키나? 이런 의심도 했다니까요. 그래서 직접 물어봤죠. ‘연기가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라고요. 그랬더니 너무 재밌다고 하는 거예요. 어린 아이가 연기 자체를 즐기고 재밌어 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나중엔 부러웠고요. 어릴 때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는 것 자체가 얼마나 멋있어요? 하지만 하나 바람이 있다면 지금 연기를 열심히 하고 중고등학교 땐 잠시 쉬었으면 좋겠어요. 일반적인 학생들의 경험을 겪어보고 성인이 되어서 연기하는 것도 늦지 않거든요. 20살 때 시작해도 60년을 더 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걸 다 배우고 더 풍성하게 알 수 있을 때 연기 다시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하지원과는 ‘1번가의 기적’(2007) 이후 두번째 만남이었다.

“지금도 스타지만 그때도 톱스타였잖아요. ‘1번가의 기적’에선 제가 때리고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하지원 얼굴을 밟아야 해서 부담이 컸어요. 다치면 큰일나니까요. 그래서 제가 무술팀이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갑자기 하지원이 ‘그냥 밟아도 돼요’라고 하더라고요. ‘나한테 왜 이러지?’ 싶었어요. 신발굽에 스폰지를 붙이고 별짓 다했는데 다행히 안 다치고 촬영도 무사히 끝났죠. 그리고 지금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잘 웃고 밝더라고요. 진짜 웃음전도사예요. 걔가 웃으면 안 웃긴데도 딴 사람들까지 따라 웃더라고요.”

■“박보영 열애설, 언급될 때마다 미안해”

그는 지난 1월 박보영과 열애설로 화제가 됐다.

“열애설이 난 당일에도 ‘이게 왜 나지?’라며 신경도 안 썼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더 커졌더라고요. 근데 ‘친한 선후배일 뿐’이라고 해명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요?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요. 다행히 기자들이 ‘강력하게 아니다’라고 써줘서 잘 넘어가긴 했어요. 하하.”

tvN ‘바퀴달린 집’에서도 공효진이 이 열애설을 언급해 또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시로 이 이슈가 나오더라고요. 전 괜찮지만, 박보영이 괜찮을지 모르잖아요? 그때마다 전화해서 ‘내가 얘기한 게 아닌데 왜 이렇게 나오니’라고 했는데, 박보영도 ‘전혀 신경 안 써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저도 즐거움 한 번 줬구나 싶어요.”

‘1번가의 기적’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후 그는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특히 ‘아저씨’ 속 방탄유리 장면은 그의 대표적인 명장면이기도 하다.

“가장 행복할 땐 그렇게 인정받는 순간 순간이에요. 제 연기를 칭찬하는 기사를 봤다던가, 누리꾼의 글을 보면 정말 행복하고 뿌듯하더라고요.”

물론 배우로서 스스로 평가하는 기준은 엄격하다.

“연기를 시작한지 30년이 됐지만 아직 마음에 든 작품이 없어요. ‘어우, 왜 저렇게 연기했지?’라는 생각만 날 뿐, 제 작품엔 푹 빠지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시사회 후 기자들이 ‘자신의 연기가 어땠냐’고 물어보면 매번 찔리는 느낌이에요. 혹시 내가 연기 못한 걸 저 사람도 눈치챘나 싶어서요. 언젠가는 ‘야, 잘 했다!’라고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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