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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혜수 “날 사랑해준 고아성·이솜, 덕분에 스스로 아끼게 돼”

배우 박혜수,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혜수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명랑했다. 마치 소풍을 앞둔 학생 같았다. 개봉을 기다리는 신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으로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그다.

“연기를 하면서도 제 자신에 대해서 진짜 많이 고민했어요.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지를 말이죠. 제 안에 ‘나’라는 존재가 너무 많아서 작품을 끝낼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끼거든요. 이번에도 그랬어요. ‘그동안 내겐 사람이 필요했구나’라는 걸 절실히 느꼈죠. 고아성, 이솜 언니들이 든든하게 지켜주니까, 그 전의 난 외로웠고 힘들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사랑을 받고 싶었나봐요.”

그는 배시시 웃으며 고아성, 이솜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언니들이 절 정말 사랑해준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덕분에 제 스스로도 아낄 수 있게 됐어요. 이전엔 항상 절 다그치고 몰아세워서 완벽히 해내려는 타입이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칭찬도 해주고 보듬어주려고 노력 중이에요.”

박혜수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서 수학천재 ‘보람’으로 분한 소감부터 ‘고마운 어른’ 오정세를 향한 애정까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닮고 싶은 선배 고아성·알 수록 진국인 이솜”

그가 연기한 ‘보람’은 연기 초보였던 당시와 비슷하다고 고백했다.

“세상과 단절된 벽이 있어서 주눅이 든 시기였어요. 연기를 시작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거였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몰린 느낌이었죠. 겁먹었어요. 내 사회는 정말 작았는데 무한으로 확장된 느낌이랄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흔들리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에 대해서 알아갔고, 작품들 만나면서 변화하는 걸 스스로 받아들이면서 그제야 절 품을 수 있게 됐어요.”

이번 작품으로 ‘박혜수’를 제대로 찾은 터라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고아성과 이솜은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준,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속 고아성, 박혜수, 이솜.

“아성 언니는 너무 멋 있어요. 경력에서 나오는 연륜과 여유로움이 있는 건 물론이거니와, 따뜻하고 배려심이 넘쳐요.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서 일하면 남들이 모를 고충이 분명히 존재했을텐데도 말이죠. 일할 땐 프로고, 인간적으론 정말 따뜻해요. 제가 나중에 선배가 되면 아성 언니처럼 되고 싶을 정도로요.”

이솜에 대해선 ‘진국’이라고 표현했다.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울 줄 알았어요. 첫인상이 그랬거든요. 근데 알면 알수록 진국이더라고요. 솜 언니는 멀리서 사람을 지켜보며 파악해놨다가 그가 뭘 원하는지를 나중에 기가 막히게 해줘요. 위로가 필요할 땐 위로를, 때론 공감이나 선물을 주기도 하는데, 세심하게 챙기는 걸 보면서 ‘정말 따뜻한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오정세, 정말 좋은 ‘어른’이에요”

처음 연예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2014년 SBS ‘K팝스타4’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뒤, 가수 아닌 배우로 길을 틀었다.

“연기할 때 주는 행복과 연기로 인해서 제 스스로를 더 돌아보고 많이 생각하게 돼요. 연기를 만나기 이전보다 사람과 삶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고요. 더 성장하는 것 같아요. 제게 주어진 기회들이 값진 만큼 성장 속도도 그에 맞춰서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 순간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더 채찍질하게 돼요. 오래오래 연기하는 게 제 목표거든요.”

최근 KBS2 ‘유희열으 스케치북’에선 가수로서 면모도 유감없이 뽐냈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들고 노래하는 게 오랜만이라 행복했어요. 연기에 집중했다가 ‘OK’컷을 만들어내는 것과 또 다른 희열이 있더라고요. 고차원의 행복이랄까.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잊고 있다가 그 무대에서 깨달었더니 너무 소중했어요. 항상 가수를 꿈꾸고 있긴 해요. 기회가 되면 좋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그에게 롤모델을 물었더니 ‘오정세’라는 답이 나왔다.

“영화 ‘스위키즈’서 만난 오정세 선배는 정말 좋은 어른이에요. 언제든 전화해도 제 고민을 들어주고, 농담 한마디에 따뜻함이 들어있거든요. 최근 오정세 선배가 상을 받는데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저 역시 엄청 울었어요. 어떤 사람인지 아는 터라 제가 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오 선배는 늘 제게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는데, 어떤 작품을 하는지조차 꿰고 있어요. 일부러 찾아보는 거잖아요? 그런 노력 하나하나가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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