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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고민사전] 오르가즘을 느껴 본 적이 없어요

성 불감증일까요? 오르가즘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아내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지만, 아내는 불감증인 것 같다고 고민합니다,

‘로고테라피’ 심리치료에서는 강박성 신경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역설의도 치료기법을 사용합니다. 강박증이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면, 차 문을 잠그고 돌아서서 몇 걸음 가다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어, 다시 가서 확인을 보는 행동을 수차례, 심하면 수십 차례 반복적으로 하는 증상을 예로 들 수 있어요.

강박 증세가 공포를 낳고 공포는 강박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예를 들어, 가스불을 끄지 않은 것 같아, 문을 안 잠근 것 같아…. 끊임없이 불안을 느끼고, 출근할 때 수차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강박증세를 보이는 사람에게, 가스불을 안 끄고 외출하려, 차 문을 안 잠그고 귀가하려 애를 쓰라고 역설적인 요구를 하는 치료법입니다.

‘문 안 잠그고 다니는 게 내 특기야. 난 문 안 잠그는 끝판 왕이라고!’

실수할까 봐, 잘못할까 봐 강박을 느끼는 일을, 더 실수하라고, 더 못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일부러 못하려고 애쓰면 웃음이 나지요. 더 못하는 게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면, 자신의 강박증세에 대해 웃음이 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증세에 대해 웃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수차례 나의 불안, 강박증상에 대해 웃을 수 있게 되면 서서히 공포가 사라집니다.

불면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을 자려고 자려고 애쓸수록 잠은 달아나지 않던가요? 오히려 잠을 안 자려고 노력해 보세요.

‘내가 잠을 안 자고 며칠까지 버틸 수 있는지 보여주겠어! 나는 잠 못 자는 선수라고!’

잠을 자지 않겠다는 역설의도로 바꾸어 줄 때 오히려 잠이 옵니다.

너무 강한 욕구가 일을 망칩니다. 과도한 의도, 즉 과잉 욕구(hyper-intention)가 일을 망칠까 봐 불안과 강박증세로 나타나는 거지요. 예를 들어서 남성의 경우, ‘내가 사랑하는 연인과 오늘 하는 섹스에서 나의 정력을 보여주고 상대를 오르가즘에 이르게 하고 싶다’라고 정력을 과시하는 데 목적을 둘수록 오히려 상대를 오르가즘에 이르게 할 수 없더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상대편에게 내 몸을 맡김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오르가즘을 얻어야 하는데, 오르가즘을 체험하는 자체에 집중하는 과잉의도는 오르가즘을 느끼는 데 장애물이 되고, 오히려 불감증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불감증에 대한 로고테라피의 치료는 과잉 욕구를 버리는 연습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에게 몸을 맡기고, ‘오르가즘을 느끼고 싶다’ 혹은 ‘상대를 오르가즘에 이르게 하고 싶다’는 욕구 자체를 버리고 편안해질 때,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오르가즘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중에서.

■마음치유 안내자 박상미는?

공감, 소통, 치유, 회복을 주제로 글쓰고, 강의하고, 다큐를 찍는다.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마음치유학교’를 연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마음아, 넌 누구니’,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나를 믿어야 꿈을 이룬다-박상미의 고민사전’ 등을 썼다. EBS 라디오 ‘박상미의 마음 마음’, 유튜브 ‘박상미라디오’ 진행자,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자다. 찍은 다큐 영화는 ‘내 인생 책 한 권을 낳았네’, ‘마더 마이 마더’ 등이 있다. 더공감 마음학교-상담연구소장, 한국의미치료학회 부회장이며 경찰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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