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NC 다이노스 임선남 데이터팀장, 야구단 사장 출신 이태일 스포츠투아이 대표가 말하는 야구단 직업

스포츠 8개 주요 직업군을 설명하고 진로를 소개하는 릴레이 강의가 지난 16일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렸다. 분야별 국내 최고 현장 전문가들이 스포츠계 진로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직업 정보를 전하는 행사였다. 경향신문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공동 주최했다. 8개 강의 내용을 4회에 걸쳐 지면으로 전한다. 이번은 두번째로 야구 분석가와 야구단 직종에 대한 강의다.

임선남 NC 다이노스 데이터팀장이 지난 1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2020 스포츠 8대 직업 릴레이 강의’에서 직업 설명을 하고 있다.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임선남 NC 다이노스 데이터팀장(야구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전문가의 역할)

야구 기록은 경기장에 오지 않은 사람에게 단순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시작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에 없는 기록이 새로 생기는 등 기록이 전문화, 세분화됐다. 선수, 팀이 높은 경쟁력을 가지려면 선수단 지원팀의 능력도 강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선수들이 많아 데이터 분석관을 팀당 10~20명씩 둔다.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데이터 팀을 만든 게 2004년 NC였다. 지금도 NC와 롯데에는 3,4명 정도 분석관이 있고 다른 구단은 대부분 1명이다.

데이터 역할은 다양하다. 선수 스카우트, 기여도 산정 등 선수 평가 기준으로 활용됐고 지금은 선수단 미래 운영기획, 홍보마케팅 등에도 관여한다. 전통적인 역할을 그대로 하면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역할이 확장하고 있다. 미국은 단순히 기록을 정리하고 문제를 분석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걸 개선할 방법까지 찾는데 데이터가 집중적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도 그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트랙맨 등 첨단장비, 신기술 등을 활용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선수 출신 분석가들을 뛰어넘으려면 그들이 하지 못하는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데이터 분석가는 절대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소위 오버해서는 안 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선수다. 데이터는 정답을 주지 못한다. 그저 확률만 높일 뿐이다. 데이터 분석가가 되려면 야구 지식, 데이터 분석 능력, 의사전달 및 소통방법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세 가지를 구비해야 한다. 인터넷 등에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이며 객관적인 글을 쓰면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분석가는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4할 정도는 패한다. 내 뜻대로 안 됐다고 포기하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오늘 져도 내일 승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태일 스포츠투아이 대표 겸 전 NC 야구단 사장이 1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2020 스포츠 8대 직업 릴레이 강의’에서 직업 설명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경향신문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공동 주최하고 스포츠경향과 스포츠플러스가 주관하며 대한체육회가 후원했다.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이태일 스포츠투아이 대표 겸 전 NC 야구단 사장(야구단에서 일할 수 있는 5가지 역량)

나는 기록원으로 시작해서 기자, LA다저스 인턴, 네이버, NC 야구단 사장 등을 거쳤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야구를 읽은 법, 야구를 쓰는 법(상상력 있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법), 구단을 경영하는 법 등 세가지를 배웠다. 네이버에서는 커뮤니티, 인터액션을 배웠다. NC구단에서 초대 사장으로 일하는 건 마치 하얀 도화지에 내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았다. 숫자가 아니라 정의, 명예, 존중 등 가치 중심적 운영 철학을 갖고 구단을 이끌었다.

야구단에서 일하기 위한 5가지 역량을 제시한다. 기능적인 부분이 아니라 철학적, 인문학적인 부분이다.

우선, 스포츠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신념과 소신(철학)을 가져달라. 야구단에 들어오면 공인처럼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 두 번째는 지식, 즉 야구 생태계 각 분야에 대한 전문적 이해다. 야구 자체에 대한 이해 50%, 야구 생태계에 대한 이해 3분의 1, 나머지는 야구인에 대한 이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하는 경기만을 야구 산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건 일부분일 뿐이다. 팬, 미디어, 브랜드가 함께 얽힌 생태계 전체를 봐야 한다. 세 번째는 개념이다. 이해를 바탕으로 각 분야를 개념화·논리화하라는 것이다. 개념 정리를 잘해야만 논리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네 번째는 다양한 관점을 만들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관점은 모두 다르다. 메이저리그라고 모두 정답은 아니다. 우리나라 야구도 33년 동안 정말 많은 게 변했다. 마지막으로는 통찰이다. 나와 우리, 구단과 리그 등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른 팀을 못살게 구는 게 아니라 리그 전체가 잘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상대 팀을 동반자로 보고 동반 성장을 추구하는 ‘리거십(League+er+ship)’을 가져야 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