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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근 “원금 8500만원인데 9000만원 갚았다…전역 승인 날땐 아무 말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미국 네이비실 과정 연수비 환수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았다.”

이근 해군 예비역 대위(이하 ‘이근 대위’)가 ‘미국 UDT 연수비 먹튀’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같은 폭로는 지난 23일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기됐다. 가세연은 ‘이근의 거짓말’이란 콘텐츠에 “해군의 공식 답변을 받았다”며 “이근 대위가 2012년부터 1년간 미국 네이비실 과정 연수를 다녀온 후, 1년만인 2014년 제대했다. 이에 해군 측에서 해외연수에 따른 의무복무 기간 문제를 들어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고 밝혔다. 가세연의 관련 질문에 해군의 답변은 “이근 대위에 대한 미국 네이비실 과정 연수비에 대한 지급경비 환수 소송으로, 미환수액에 대한 채권소멸시효는 2026년 10월 27일이며 지속적으로 회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어디에도 그 액수에 대한 증빙 자료는 없었지만, 가세연 패널인 강용석·김용호·김세의씨 등은 방송을 통해 “200만원도 안 갚았는 데, 8000여 만원의 연수비를 갚았겠냐”는 식으로 이번 일을 ‘먹튀 사건’으로 몰아갔다. 그들이 내뱉은 말의 성찬은 어느 하나 이근 대위를 향한 비수 아닌 것이 없었다.

각설하고, 가세연의 질문에 공식적인 해군의 답변이라 제기된 문제에 대한 이근 대위의 입장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이근 대위는 작심한 듯 첫 대답부터 의외의 발언을 내놓았다.

[아래는 이근 대위와의 일문일답]

- 또 ‘가세연’으로부터 의혹이 제기됐다. 해군에 있을 당시 미국 UDT 연수비를 반환(군위탁생규정 제12조 제1항-지급경비의 반환조치)하지 않고 전역을 했다는 얘기다. ‘먹튀’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얘기를 하려면 전역 당시 상황을 얘기해야 한다. 난 평생 군인의 길을 가려던 사람이다. 그런데 미국 UDT 연수 후, 난 UDT 현장에서 배제됐다. 이유야 미루어 짐작하리라 본다. 난 해군의 주류가 아니었고, 그 비주류가 미국 연수까지 다녀왔으니 해군 일부에서 날 눈엣가시로 여긴 듯 하다. 사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해서 언어 소통 등에 문제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갖은 비방과 질시, 윗사람과의마찰 등이 이어졌다. 나를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더라. 그래도 버텼다. 난 한번도 미국 시민권을 가진 적이 없다. 한국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UDT에서 훈련받던 사람이, 그 일에서 배제돼 행정 서류 일을 하니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국군은 아무도 접근한 적이 없는 미국 최고 수위의 UDT 교육을 받고 왔는 데, 해군은 그것을 활용하려 하지 않더라. 때마침 장기 복무의 의무 기간을 채워, 결국 전역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당시 어느 누구도 전역 이후 ‘미국 UDT 연수비를 토해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 혼자 왔고, 해군에서도 그렇게 혼자서 나왔다.”

- 의무 복무를 하지 않으면, 미국 UDT연수비를 토해 내야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데 그게 말이 되나? 전역을 하려면 각 부서에서 해당자에 대한 전역에 대한 행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돼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한가?

“그게 가능하지 않아야 되는 데, 내 앞에서는 벌어지더라.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인사과와 행정과에서 내 전역과 관련해 의사 소통을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 하더라. 군대는 내가 전역 신청을 한다고 해서, 전역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군본부에서 내 전역을 승인해야 한다. 결국 전역 결정이 난 후, 몇 개월이 지나서야 위탁교육 경비를 반환하라는 통지서가 날아왔다. 솔직히 돈도 없는 데,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럴 바에는 의무 복무(군인사법 제7조 제2항 제1호, 군 위탁교육을 받은 자는 그 기간의 2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의무복무 기간에 가산한다)를 하는 편이 나았지만, 전역은 번복되지 않았다. 내 전역 취소 요청에 대해 해군 본부는 이미 전역 명령이 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해군은 과정의 잘못은 묻고 결과만 강조했고, 난 평생 꿈을 잃었고 채무자가 되어 버렸다.”

- 그럼 돈을 갚았나? 앞선 동영상에서 갚았다고 말하지 않았나. 갚았는 데, 왜 ‘먹튀’란 말을 듣나?

“난 2011년 12월30일부터 2013년 6월28일까지 미국에서 진행된 미국 특수전센터에서 위탁교육을 받았다. 이 때 연수비 원금은 8357만여원이다. 교육비 3536만여원에, 생활비 4820만여원이 합쳐진 금액이다. 2014년 전역 당시 당장 이 돈이 없어서, 2018년 8787만여원 등 원금보다 많은 9239만원을 갚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이자가 8693만여원이 붙었더라. 연수를 위한 생활비까지 청구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원금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는 사실에 완전히 ‘멘붕’이 됐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6618만여원을 내야 한다니, 지금은 얼마나 더 불었을 까 걱정이 앞선다. 내 입장에서는 내부 소통 부재로 인해 생긴 일 때문에 원하지 않은 ‘고리’의 수렁에 빠져 버렸다는 생각이다.”

-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나? 해군의 입장은 무엇인가?

“해군사관학교를 나온 경우, 의무 복무가 10년이지만 5년차에 전역해도 패널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법리가 어찌 되었건, 내 입장에서는 억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미국 UDT 연수 중 우수한 성적으로 한국 해군의 위상을 높였지만, 한국 해군에서 난 ‘이방인’에 불과했다. 아쉬움이 넋두리가 됐지만 여전히 난 한국 해군과 UDT를 사랑한다.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한국 해군과 UDT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자긍심도 없지 않다. 다행히 올 8월 말 해군본부 법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이자 부분 조율을 검토해보겠다라는 답변을 받고, 기다리는 중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일면과 서류 한 장으로 그 속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일들이 ‘먹튀’라 난도질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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