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손흥민, 2년전 금메달 못땄으면 어쩔뻔 했어’…AG 우승 병역 부담 덜어내 올시즌 맹활약 밑거름

손흥민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달리며 환호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휴~아시안게임 금메달 못 땄으면 어쩔뻔 했어.’

손흥민(28·토트넘)이 축구 인생 절정의 시즌을 보내며 맹활약하고 있다. 손흥민은 27일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단짝’ 해리 케인의 헤딩 패스를 받아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의 유일한 득점포를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승리하며 리그에서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5위로 올라섰다. 최근 4경기 연속골(정규리그 3골·유로파리그 1골)에 성공하며 리그 8호 골을 작성한 손흥민은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7골)을 따돌리고 EPL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2골을 포함하면 벌써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손흥민이 올 시즌 경기마다 펄펄 날며 득점 선두를 달리면서 국내 축구팬은 ‘불타는 밤’을 보내고 있다. 대개 한국시간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리는 토트넘 경기지만 많은 축구팬은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하며 잠 못들고 있다.

손흥민이 시즌 초반 이렇게 맹활약하면서 축구팬들은 ‘2년 전에 금메달을 못땄으면 어쩔뻔 했냐’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대표팀 와일드 카드로 나서 금메달을 따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당시 손흥민에겐 병역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였다. 앞선 2016 리우올림픽에서 8강에 그치면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던 손흥민에게 2년 전 아시안게임은 그야말로 벼랑 끝 무대였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위해 헌신하며 국민의 기대대로 금메달을 따냈다. 병역 특례 혜택을 따내면서 손흥민은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선수 생활 중단없이 해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만약 당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손흥민은 병역의 부담을 남겨둬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손흥민이 선수생활 절정기에 입대를 하게 돼 남은 커리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

손흥민이 지난 5월 해병대 훈련소 수료식에서 1등으로 필승상을 수상했다. 해병대 제공

손흥민은 지난 4월 제주도 해병대 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예술·체육 요원으로 1차 관문을 넘었다. 당시 손흥민은 157명의 훈련병 중 수료 성적 1등을 차지해 ‘필승상’을 탔다. 훈련소 문제를 해결하면서 손흥민은 올 시즌 홀가분하게 팀에 집중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상황 속에 대표팀 경기가 몇차례 취소되면서 장거리 이동 없이 팀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게 된 것도 호재였다.

손흥민은 34개월간 축구선수로 활동하며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하면 병역의 의무를 마치게 된다. 손흥민은 영국에서 시간나는대로 한인들을 상대로 봉사활동도 하면서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