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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 신진서 ‘운발’도 최고…삼성화재배 우승이 보인다

신진서 9단이 인터넷 대국으로 삼성화재배 8강전을 치르고 있다.

‘실력은 최강, 운발도 최고!’

‘한국의 마지막 희망’ 신진서 9단이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에 진출하며 첫 우승의 꿈을 한껏 키웠다. 삼성화재배 4강도 처음 밟는 무대다.

‘신공지능’으로 불리며 자타 공인 세계 1인자로 인정받고 있는 신9단은 이번 대회 들어 행운이 이어지면서 어느 때보다 우승 전망을 밝히고 있다. 신9단은 지난 28일 치른 롄샤오 9단(중국)과의 16강전에서 행운의 시간승을 거뒀다. 시종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종반에 들어서면서 착각으로 패색이 짙었으나, 상대가 오히려 형세를 비관하면서 제 시간에 착점을 못해 행운의 시간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이 인터넷 대국장에 들어가기 전에 전자기기를 소지하고 있는지 검색을 받고 있다.

30일 벌어진 8강전에서도 행운은 이어졌다. 한때 중국의 1인자 자리를 지켰던 스웨 9단과 맞붙은 신9단은 중반까지 상대를 압도하며 무난히 승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상대의 항복을 받기 위해 과감하게 벌인 상변 전투에서 오히려 자신의 대마가 몰살당하면서 패색이 짙었다. 스웨 9단이 중앙의 말만 수습하면 어찌해 볼 수 없는 형국. 그러나 이번에도 신9단이 잡았다기보다는 스웨 9단이 ‘잡혀 줬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스웨 9단이 실착을 연발한 덕에 중앙의 거대한 대마를 잡고 대역전승을 거뒀다. 210수 끝, 백불계승.

대국 후 신9단 스스로 “16강 바둑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아 오늘 대국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오늘도 내용이 좋지 않았다. 4강은 더 많이 신경쓰겠다”고 얘기할 정도로 연이어 행운이 따른 승리였다. 신9단은 “대국마다 힘든 바둑을 두고 있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잘 보강해서 더 좋은 바둑을 보여드리겠다”고, 31일 벌어질 4강전에 대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화재배 4강에 오른 후 결승 진출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신진서 9단.

4강전 대진에서도 행운이 이어졌다. 최고의 대진이 짜인 것. 모두 6명이 8강전에 진출해 어쩔 수 없이 ‘형제대결’을 두 판 벌여야 했던 중국 선수단에서는 커제 9단이 리쉬안하오 9단에게 흑불계승을 거뒀고, 또 양딩신 9단이 리웨이칭 8단에게 흑불계승을 거두며 4강 무대를 밟았다. 이와 함께 중-일전에서 셰얼하오 9단이 일본의 유일한 8강 진출자 이치리키 료 8단을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삼성화재배 4강에 오른 중국의 셰얼하오, 커제, 양딩신(왼쪽부터).

결국 이번 대회 4강전은 중국선수 3명과 신9단이 대진을 짜야 하는 형국. 여기서 신9단에게 최고의 조합이 이뤄졌다.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과 3위 양딩신 9단이 격돌하고, 신9단은 상대전적 5전 전승으로 우세를 지키고 있는,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는 셰얼하오 9단과 결승행 티켓을 다투게 됐다. 이를 두고 중국 바둑팬들마저 최악의 대진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올해 들어 56승5패로 91.8%의 기록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신9단으로서는 조금 편한 상대와 일전을 치르게 됐다.

한편 올해 삼성화재배는 31일 4강전을 마치고 내달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결승 3번기를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삼성화재가 후원하는 삼성화재배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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