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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용루각’ 맛보면…신고각!

영화 ‘용루각’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주)그노스

■편파적인 한줄평 : 클리셰 잡탕, 뭔 맛으로 먹니?

클리셰(진부한 표현) 잡탕이다. 남의 것들만 잔뜩 가져다 섞어버리니 내 맛도, 네 맛도 아니다. 제 실력도 모르면서 폼만 잡는 주방장 같다. 본편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2탄까지 준비한 영화 ‘용루각:비정도시’(감독 최상훈, 이하 ‘용루각’)다.

‘용루각’은 비밀조직 용루각 멤버들이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잔혹한 범죄를 심판하는 내용을 그린다. 재벌가 갑질사건에 상상을 더해 호쾌한 액션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결과는 실패다. 지루하다 못해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한다. 어디서 본 듯한 소재와 이야기를 얼기설기 붙여놓으니 보는 이를 빨아들이는 힘이 있을 리 없다. 연예계 스폰서, 마약, 성폭력, 부패 권력 등 이제는 익숙해져서 자극성이 휘발된 소재들만 모아다가 꾸역꾸역 이야기를 꾸려간다.

그마저도 중요 사건이 나오려면 오프닝부터 40분 가까이를 참아야 한다. 이야기를 재밌게 이어가는 리듬감을 전혀 계산하지 않은 모양새다. 그런 탓에 막상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끝나버린다. 러닝타임에 쫓겨 헐레벌떡 사건을 종결한 것 같은 찜찜함이 남는다. 카타르시스를 바랄 수도 없다.

메가폰이 신파를 빼먹을 리 없다. 용루각 멤버들의 감동적인 의리를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은 극 중간에 난데없이 ‘배신’ 카드를 투척한다. 이들이 여러 갈등을 겪다가 ‘희생’ 끝에 성장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고 작위적이다. 1990년대 홍콩누아르물을 따라하려고 폼잡는 느낌이다.

지일주는 주연으로서 존재감이 미약하다. 대사가 많지 않아 아우라로 스크린을 압도해야하는데, 그 힘이 많이 부족하다. 액션 연기도 단단해보이지 않는다. 싸움 고수로 등장하지만, 이기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출신 박정화도 노력했지만 이렇다할 인상을 남기진 못한다. 베리굿 조현도 연기에 대한 가능성만 열었을 뿐, 매력을 보여주진 못한다.

이 영화가 건진 건 배홍석 하나다. 개성 있는 목소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유독 눈에 띈다. 다음 달 3일 개봉.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3.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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