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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철인왕후’ 논란으로 본 2020 문제작들

tvN ‘철인왕후’ , 경향DB

tvN 드라마 ‘철인왕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영 전부터 원작 작가의 한국 비하 논란으로 삐걱거렸던 철인왕후는 방송 3회 만에 역사 왜곡, 실존 인물 희화화 등의 논란을 일으켜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철인왕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이 나타나면서 앞서 올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드라마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tvN ‘사랑의 불시착’, 경향DB

■표절 논란으로 시작한 화제작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방영 전 표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12월, 작가 지망생 A씨는 자신이 공모전에 응모했던 작품과 사랑의 불시착의 줄거리가 비슷하다고 항의했다.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이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후 북한 특수부대원과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라는 점이 그 근거였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을 한 커뮤니티에 게시해 사건을 공론화했다.

이어 A씨가 박지은 작가 측으로부터 정확한 해명 없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는 입장을 표해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시청자 여론은 싸늘해졌다. 이에 제작진 측은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논란을 수습했다. 이후 사랑의 불시착이 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조합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해당 논란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좌) SBS ‘편의점 샛별이, (우)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경향DB

■거듭된 선정성 논란

‘수위 조절’의 실패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산 작품들도 있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SBS‘편의점 샛별이’는 따뜻한 가족극을 표방했지만 원작이 성인용 웹툰이었던 만큼 선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극 중 여고생이 성인 남성에게 입맞춤하고 성매매를 묘사하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약 6000건 이상의 시청자 민원이 접수됐다. 결국 논란은 방심위의 ‘주의’ 처분과 일부 장면의 편집으로 일단락됐다.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tvN‘사이코지만 괜찮아’도 한차례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극 중 주인공 고문영(서예지 분)이 문강태(김수현 분)의 몸을 더듬고 남성의 성기를 희화화하는 장면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청자들이 불편을 제기했고, 방심위는 해당 방송을 법정 제재 의견으로 상정했다.

JTBC ‘부부의 세계’, SBS ‘펜트하우스’ , 경향DB

■폭력적인 장면으로 시청자 ‘눈살’

JTBC ‘부부의 세계’와 SBS ‘펜트하우스’는 폭력적인 장면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부부의 세계는 최고 시청률 28.4%를 기록하며 ‘쀼의 세계’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올해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꼽혔다. 그러나 부부의 세계는 많은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폭력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극의 주인공인 지선우(김희애 분)가 폭행당하는 장면이 가해자의 시점에서 연출돼 VR 게임을 연상시킨 것이 문제가 됐다. 특히 해당 장면이 담긴 7, 8회는 시청 연령 등급을 19세에서 15세로 낮췄기에 큰 질타를 받았다. 이에 부부의 세계 제작진 측은 시청 연령 등급을 다시 19세로 올리며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펜트하우스는 추락사를 비롯해 중학생들의 집단 괴롭힘, 주인공의 폭력 행위를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냈다. 이 같은 수위 높은 장면들이 지속해서 나타나자 지난 10월에는 펜트하우스의 검열을 요청하는 국민청원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올해 드라마들의 적잖은 논란에 대해 “창작의 자유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적절치 않게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입장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태도도 필요하다”며 “드라마 제작사에서 논란을 피하기보다 꾸준히 시청자들의 의견을 참고하면서 작품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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