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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훈의 스포츠IN] 도르트문트, 코로나 속에서도 감행한 도전과 거둔 값진 성과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는 전세계 축구단 중 최다 평균관중을 가진 팀이다. 종목을 막론해도 세계 2위다. 2019~2020시즌 경기마다 홈구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 스타디움에 모인 관중은 무려 8만1000명이다. 입장료 등 매 경기 무려 320만 유로(약 43억원)가 수입으로 쌓였다. 그게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올해는 사라졌다. 올해 누적 적자도 4390만 유로(약 591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는 코로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도르트문트는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지 못하는 공백을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만들어 메웠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 전략 덕분에 코로나 적자폭을 총수입 대비 9%로 막았다. 동시에 구단이 향후 국내외 스폰서와 팬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값진 노하우도 얻었다. 지난 18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개최한 글로벌 스포츠산업 콘퍼런스에서는 도르트문트가 팬 서비스 측면에서 코로나에 대처한 사례가 소개됐다.

도르트문트의 코로나 극복 프로그램은 △지역과 유대 강화 △가상 아시안 투어 등 크게 두 가지다.

구단은 홈구장에 코로나 치료 센터를 마련했다. 홈구장을 치료 센터로 내준 것은 세계에서 몇몇 안 되는 사례다. 구단은 또 ‘No Matter What Campaign’을 실시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역민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다. 구단은 구호에 머물지 않았다. 구단 직원 850명과 팬들은 8만6000달러를 모아 지역 음식점에서 사용했다. 치료 센터 설치, 연대 캠페인 진행은 지역민과 결속력을 더욱 강화한 행사가 됐다.

지그날 이두나 파크가 코로나 치료 센터로 변했다. 도르트문트 구단 홈페이지

도르트문트의 독일 팬은 4900만명이다. 전 세계 팬은 2억명에 육박한다. 그중 7500만명이 아시아 팬이다. 독일 팬수보다 훨씬 많다. 도르트문트가 해외로도 눈을 놀리면서 아시아 공략을 쉬지 않은 건 당연했다.

구단은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해온 프리시즌 아시안 투어를 가상 온라인 투어로 대체했다. 팬 미팅, 레전드 선수 인터뷰, 구단 쇼핑몰 해외 론칭, 훈련장면 생중계를 온라인으로 한 것이다. 간판스타들은 해외 팬 언어를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중국 팬들을 상대로 진행한 훈련장면 생중계에서는 동시접속자가 최대 30만명에 이르는 등 총 380만명이 시청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오프라인 행사도 벌였다. 인도에서는 한 프로축구단과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렇게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20개 언론 매체, 20개 팬클럽이 온라인 행사를 함께했다. 글로벌 기업 5곳, 지역 협력사 15곳도 동참했다. 이렇게 연을 맺은 신규기업, 구단, 팬클럽은 해외로 시장을 확장하는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리라 도르트문트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왼쪽)과 일본 현지에서 진행된 도르트문트 구단 팬클럽 행사. 도르트문트 구단 홈페이지

콘퍼런스 발제자로 나선 도르트문트 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레시 레트흐마난은 “가상 아시안 투어, e커머스처럼 현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오프라인 스폰서 수입이 감소하는 걸 대체해야 한다”며 “구단 자산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로 비용을 관리하고 수익을 창출하면서 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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