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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질수록 구안와사 발병 위험 높아진다?

인간의 면역력은 기온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보통 기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은 30%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독 겨울만 되면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원장

흔히 구안와사 또는 와사풍으로 불리는 안면신경마비도 겨울철 자주 발병하는 질환이다. 면역력 저하로 안면부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안면근육이 전반적으로 딱딱하게 굳은 느낌이 들면서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이 틀어지게 된다.

추운 날씨뿐 아니라 과로, 극심한 스트레스, 감기, 음주 후 발병하는 사례가 많아 처음엔 단순한 피로 증상으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만성화될 경우 안면비대칭 등 후유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악어의 눈물, 연합 운동, 구축 증상도 더해진다.

구안와사는 12개의 뇌 신경 중 7번 신경의 병적 이상이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이 신경이 마비되면 얼굴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특히 이 신경은 찬 기운에 취약하다. ‘차가운 곳에서 자면 입이 돌아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찬 곳에서 자면 급격한 온도변화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귀나 안면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혈관 수축으로 안면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원장은 “동의보감에서도 풍사(風邪)가 혈맥(血脈)에 침범한 것을 구안와사의 원인으로 설명한다”며 “반대로 과도한 난방도 몸의 체온 조절을 어렵게 하고 전반적인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구안와사는 전조증상이 없는 편이어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보다는 자고 일어난 뒤 갑자기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만약 귀 뒷부분이 이유 없이 아프거나, 평소보다 두통이 심하거나, 혀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수일 지속된다면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심할 경우 이마 주름이 옅어지거나 입 끝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증상과 함께 양치시 물이 새거나, 휘파람이 불어지지 않거나, 콧등에 주름이 잘 잡히지 않거나, 이마를 찡그릴 수 없다면 바로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구안와사는 빠른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보통 증상 발병 후 2주를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본다. 이 시기를 놓치면 얼굴 일부가 부분적으로 마비되는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최근엔 양한방 통합진료가 구안와사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먼저 질환 초기 급성기에는 양약과 한약을 병용 처방해 손상 부위 염증과 부종을 빠르게 감소시킨다. 이후 안면신경을 되살려주기 위해 침, 약침, 안면도수치료 등을 병행한다. 이중 침과 약침은 얼굴과 목에 있는 경혈·경락을 자극해 안면 균형을 맞추고 마비된 얼굴근육을 풀어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문병하 원장은 “구안와사(안면마비)는 10년 이내 재발할 가능성이 있고 치료 후에도 6개월정도 과음을 삼가고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로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겨울철 안면마비 예방엔 온수로 세안한 뒤 더운 수건으로 안면부를 마사지하는 온열요법이 도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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