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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하의 러브월드] 불법 포르노 스캔들, 폰허브 사태가 말하는 것②

지난 수년간 많은 여성의 증언이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찍은 영상이 성인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괴롭다” 등의 호소였다. 이들의 피해 호소는 주로 ‘인터넷의 자유’ 등을 이유로 묵살되곤 했다. 대체로 “그럼 애초에 왜 그런 걸 찍었대?” 정도의 이유였다.

이젠 저런 논리가 안 통한다. 일본 AV계에서도 은퇴한 배우에게 영상 삭제 요청권을 주고 있다. 이게 세계의 흐름이고 추세다. 남녀 사이에 은밀하게 있었던 개인 촬영물에 “애초에 왜 찍었어” 따위의 말이 통할 리 없다. “그걸 왜 불법으로 보고 있어?”가 전제다.

폰허브에는 개인 촬영물은 물론이고 북남미, 유럽, 아시아 전역의 아동 성착취 영상도 버젓이 존재했다. 이는 폰허브뿐 아니다. 유명 성인 플랫폼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다. 언제까지 ‘자유’라는 이유로 이를 방치할 순 없다.

폰허브는 세계적인 플랫폼이다. 그 파급력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시대의 흐름에서 개방은 필연이다. 성인 영상은 누구나 즐기는 문화가 돼가고 있다. 확실한 법과 자체 규제가 필요해졌다. ‘뉴욕타임스’라는 메이저 매체가 폰허브 사태를 전면에 꺼낸 것도 이러한 이유였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의 기업이 폰허브를 포함한 성인 영상 제공 플랫폼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마찬가지다. 성인 영상이라는 것이 더 이상 어둠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대중성을 지닌 하나의 문화로 발전되는 과정이라는 걸 보여주는 예다.

일본 AV 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온다. 이미 다카라다 모나미를 비롯한 AV 배우가 폰허브 폐쇄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폰허브는 AV 작품을 무단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작권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성인 사이트에 대한 저항이다.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Amazon)이 일본 AV 업계와 손잡고 만들고 있는 에이치넥스트(H-Next)는 성인 영상이 이젠 마니악한 영역을 넘어 대중 소비 문화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일본 통신판매 그룹 디엠엠(DMM) 역시 기업의 시작을 일본 성인 영상 산업과 함께 했다. 현재 일본 최대 규모의 성인물 판매 사이트 판자(Fanza) 역시 디엠엠 그룹을 뿌리로 한다. 이들은 성인 영상의 합법적 소비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성인 플랫폼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 앞으로 다가올 성인 문화의 형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올 변화들을 이번 폰허브 사태를 통해 상상해볼 수 있다. 확실히 성인 동영상 시장은 격변의 시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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