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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송강 “내가 괴물이 된다면 ‘눈알괴물’ 될 것”

배우 송강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을 통해 배우로써 한층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만약 자신이 괴물이 된다면 감정을 눈에 잘 담을 수 있는 ‘눈알괴물’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겉모습은 과격하고 냉정하지만 내면은 따뜻한 드라마.”

배우 송강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을 한 마디로 표현했다. ‘스위트홈’은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가진 크리처(괴물) 장르물에 한국식 휴먼 드라마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8일 첫 공개 후 넷플릭스 ‘월드 차트’ 3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국내 드라마 제작진이 첫 시도한 크리처 장르인 만큼 유의미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송강은 몸 안에 괴물을 콘트롤할 수 있는 특수 감염자 ‘차현수’ 역을 맡았다. 독특한 캐릭터인 만큼 고민도 깊었다.

■일기는 나의 힘

‘스위트홈’에서 송강은 인간과 괴물의 양면을 번갈아 연기해야 했다. 캐릭터 연구에 도움을 준 모델은 영화 ‘조커’에서 ‘아서 플렉’과 ‘조커’를 동시에 연기한 배우 호아킨 피닉스였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캐릭터인 만큼 ‘차별점을 어디에 둘까’ 고민이 많았어요. ‘현수’를 연기할 때는 제 안에 가장 내성적인 모습, 괴물로 변하려 할 때는 가장 사악한 감정을 끓어올리려고 노력했어요. 그 때 입꼬리에 포인트를 줬고 영화 ‘조커’ 모습을 많이 참고했어요. 의식적으로 입을 많이 찢으려 노력했죠.”

특히 ‘현수’가 자신의 환영과 마주보고 연기하는 모습은 수일간 고민했던 장면이다.

“크로마키 안에서 ‘현수’와 ‘환영 현수’를 번갈아 가면서 연기했어요. 그 장면을 위해 몇 주일간 계속 생각에 잠겼죠. 어떻게 편집이 될까도 궁금했고 실제로 상상하지 못했던 표현방식으로 나와 놀라웠죠. 고민조차 즐거운 촬영이었어요.”

감정 연기를 더해 처음 해보는 액션 연기도 만만치 않았다.

“저는 와이어 액션을 이번 작품에서 처음 해봤어요. ‘그냥 하면 되겠지’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마음대로 몸이 안 움직여지더라구요. 한 번 찍고 기가 다 빠지던 걸요.”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송강의 연기 비결은 일기 쓰기였다. 현장에서 익힌 모든 것을 일기장에 빼곡히 적었다.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하루에 일기 서너장을 채우기도 했어요. 모든 감정은 물론,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감정을 눈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배운 게 너무 많았던 신선한 현장이었어요.”

그가 글로벌 OTT를 기반으로 한 300억 대작에 파격 캐스팅된 계기는 전작 ‘좋아하면 울리는’으로 함께 작업한 이나정 감독의 추천 덕분이었다.

“이나정 감독님이 이응복 감독께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구요. 회사를 통해 미팅을 하게 됐는데 그때 요구한 신이 현수가 가족을 떠나보내고 통장을 집어던지며 우는 장면이었어요. 통장 대신 물티슈를 집어 던지면서 연기해보라고 했고 나름 표현했는데 좋게 봐준 것 같아요.”

■잊지 못할 필모 ‘스위트홈’

‘스위트홈’ 속 괴물은 저마다 내재된 욕망이 발현된 형태로 특수한 괴물이 된다는 설정이다. 만약 송강이 괴물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저는 ‘눈알괴물’이 될 것 같아요(웃음). 작품을 거듭 찍을수록 감정에 대한 생각 굉장히 많아지더라고요. ‘내면을 어떻게 눈으로 표현할까?’ 그러다보니 작품에서 나온 ‘눈알 괴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송강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 2에 이어 ‘스위트홈’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연이어 캐스팅됐다. 글로벌 OTT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배우에게는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됐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에 대한 각 나라의 반응을 한 번에 알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에피소드가 한 번에 공개가 되니 시청자 몰입도도 좋구요. ‘스위트홈’이 제 필모가 됐다는 점만으로도 마음이 꽉찬 느낌이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됐어요.”

글로벌 팬들은 ‘스위트홈’의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군입대를 앞둔 송강의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보인다.

“제 입장에서는 시즌2를 당연히 찍고 싶어요. 제작진에게 반응이 좋다면 찍을 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군입대는 누구나 주어진 국방의 의무니까 수행하는 게 맞고요. 지금은 정해진 작품 일정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데뷔 4년차 송강에게는 풀어야할 숙제도 남아있다. 주로 학생 역을 연기했던 만큼 성인 연기자로 완벽한 발돋움이 필요하다.

“‘동안’으로 봐주는 건 장점이라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풀어 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조금 더 성숙해져서 누아르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단순히 희노애락이 아닌 내면 깊은 곳에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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