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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보연 “‘결사곡’ 악역 욕 먹을 각오하고 선택”(인터뷰①)

배우 김보연 TV조선 ‘결혼 작사 이혼 작곡’에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사진 경향신문 DB

장인은 긴 세월 루틴이 아닌 꾸준한 성장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데뷔 40년차 배우 김보연을 보면 그렇다. 그는 TV조선 토일극 ‘결혼 작사 이혼 작곡(이하 결사곡)’의 ‘동미’ 역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획일화된 중년 연기에서 탈피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 중이다. 죽음에 닿은 남편의 손을 뿌리친 후 복잡한 심경을 한 얼굴에 담아낸 그의 연기는 놀랍다. 김보연은 요즘 마치 주인공을 도맡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배우 김보연 TV조선 ‘결혼 작사 이혼 작곡’에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사진 경향신문 DB

■악역,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생각에 도전

김보연에게 먼저 화제의 수영복 신을 물었다. 임성한(피비) 작가의 전매특허인 수영장 신이 젊은 배우들을 제치고 이순의 나이에 든 김보연에게 돌아갔다니.

“스타일리스트가 핑크색 파인 수영복을 준비했더라구요. ‘많이 파진 것 같다’고 걱정했는데 계속 괜찮다고 입히더라구요. 방송이 나오자 주변에서 난리가 났어요. ‘가슴 수술했냐, 어디서 했는데 그리 자연스럽냐’는 소리에 저도 웃었어요. 나이 60에 수술이라니요. 배우 유해진은 ‘누님 이게 웬일입니까’라며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그는 한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시기에는 매일 운동을 해왔다. 변함없는 몸매는 꾸준한 자기 관리의 결과다.

“수십년 운동을 했거든요. 겨울에는 잠깐 쉬지만 또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이 나와요. 수영복 신을 찍을 때는 팔굽혀펴기 등 좀더 열심히 운동을 했죠.”

그는 ‘동미’역 제안을 받았을 때는 연기 인생 첫 악역에 매우 부담스러웠다. 젊은 이들처럼 머리를 길러야 한다는 말에도 겁도 났다.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이런 역도 마지막일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동미’역이 50대 배우가 해도 맞는 역이거든요. 굳이 60대인 나에게 맡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임(성한) 작가를 믿었지요. 그렇다면 과감하게, 욕 먹게끔 해보자 용기를 냈어요.”

그는 의붓아들인 ‘신유신’(이태곤)에게 연정을 품는 모습을 연기할 때면 때로는 민망하고 소름도 돋는다고 고백한다.

“이태곤은 드라마 ‘황금 물고기’ 사위와 장모로 만나서 수 년간 인연을 이어왔어요. 연예계에서 꾸준히 제게 안부를 묻는 배우가 세 명이 있어요. 유해진, 이병헌 그리고 이태곤이에요. 늘 예의를 갖추는 상남자죠. 친한 사이라서 그나마 연기하기 편한 거죠.”

배우 김보연. 사진 tv조선 ‘결혼 작사 이혼 작곡’

김보연은 소모품으로 남는 배우가 되기 싫다고 말한다. 드라마의 중심인 30·40대를 지난 중년 세대의 모든 연기자들이 느끼는 고민일 것이다.

“이순재, 신구, 윤여정, 그리고 김지미 선배처럼 이름을 남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 꿈이지요. 소모적인 연기만 보여주는 배우로는 남기 싫어요. 어느 날 ‘이쯤해서 내가 화면에서 사라져야겠다’ 싶으면 미련없이 떠날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어요.”

그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으나 할리우드 기대작에 캐스팅된 상황이다. 단지 코로나19로 영화 촬영은 장기간 연기됐다. 박정수, 박준금과 함께한 중년 여배우들의 도전기를 담은 tvN 예능 ‘할리우드에서 아침을’에서 기회를 잡았다.

“오디션을 봤고 할리우드 톱 배우의 엄마 역으로 캐스팅이 됐어요. 코로나19만 아니면 올해 캐나다로 가서 6주간 촬영할 예정이었죠. 미국 에이전시들의 반응이 좋아요. 한국 배우들의 자연스런 동작 연기는 현지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어요. 윤여정 선배를 비롯해서 우리 배우들이 할리우드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데 저도 도전해보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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