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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TV연구소] ‘빈센조’ 왜 누아르인 척 했나

포문을 연 tvN 드라마 ‘빈센조’.

제작진의 욕심이었을까?

tvN ‘빈센조’의 첫 회와 2회는 액션, 코믹, 스릴러, 드라마 등 복합장르를 담아 산만함이 감지됐다. 단지 배우 송중기의 원맨쇼와 완성도 높은 이탈리아 배경 CG가 개연성의 힘을 불어넣었다.

첫 방 전 ‘빈센조’는 티저 영상이나 포스터는 대놓고 국내산 정통 누아르 분위기를 풍겼다. ‘악당이 악을 처단한다’는 드라마를 표현하는 묵직한 메시지 역시 누아르 장르에 걸맞는 워딩이었다. 첫 회 이탈리아에서 ‘빈센조’(송중기)가 탄 차량이 포도 농장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누아르 특유의 긴장과 압도감을 자아냈다. 마피아 조직의 배신에 대항하는 빈센조의 모습은 비장했다.

반면 빈센조가 한국에 도착하면서 급작스럽게 코미디 장르로 바뀌었다. ‘빈센조’를 무겁고 진중한 누아르 드라마로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갑작스런 장르 전환이었다. 애초에 장르적 솔직함을 좀 더 드러냈다면 어땠을까?

제작진은 그가 입주하게된 상가 건물 사람들과의 낯선 부조화, 익숙하지 않은 한국 생활에 곤란을 겪는 빈센조의 모습을 시종일관 코미디로 풀어냈다. 나쁘지는 않다. 그저 일부 보는 이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빈센조’ 송중기가 코미디와 스릴러, 액션 장르를 오가며 열연하고 있다. 사진 tvN

‘빈센조’ 1, 2회는 박재범 작가의 전작 ‘열혈사제’ 만큼이나 기발하고 웃음(때로는 실소)을 자아내는 장면이 안방극장에 연이어 작렬했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여성 출연자들의 춤사위는 마치 발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한다. 코믹한 장면과 배경음악은 절묘한 조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과장된 웃음코드다.

특히 ‘홍차영’(전여빈)과 상가 주민들은 맥락을 알 수 없는 연기를 이어갔다. 강약 없는 연기가 이어지니 장면은 불은 국수가락처럼 뚝뚝 끊겼다. 그나마 송준기만이 캐릭터의 중심을 잡으며 정극 연기와 코미디 연기를 자연스럽게 연결짓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극중 빈센조를 돋보이기위한 디렉팅이었다면 의도는 전달됐다.

대중문화평론가 은구슬은 “‘빈센조’는 200억 제작비를 쏟은 것에 비하면 시청자 입장에서 새롭거나 흥미진진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그는 “‘열혈사제’에서 등장했던 금고에 돈 대신 금으로 대치시켰을 뿐 설정이 같아보인다. ‘열혈사제’의 경우 검사, 정치인, 조폭 등이 선명하게 악의 축으로 등장했는데 ‘빈센조’는 그에 비해 선악 구도가 약해 긴장감이 떨어져보인다”고 분석했다.

‘빈센조’ ‘열혈사제’ 뛰어넘고 장르 마니아들의 마음을 다 잡아낼 수 있을까? 매주 토일 밤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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