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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랑의콜센타’ 출연한 우연이 “즐거웠지만 슬펐다”

베테랑 가수 우연이의 심경

“선배 트로트 가수 설 무대 없어”

“트로트 위한 방송 많이 나와야”

‘사랑의콜센타’에 출연해 객석 찬사를 이끌어냈던 우연이가 트로트계의 안타까운 현실도 함께 밝혔다. TV조선 방송 화면

“즐거웠지만 슬픈 무대였다.”

26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사랑의 콜센타’에 출연한 우연이는 27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무대에서 느낀 흥겨움과 무대 밖 트로트계의 안타까움 등 복잡한 심정을 밝혔다. 우연이는 2001년 데뷔했고 설운도로부터 ‘우연히’란 곡을 받아 널리 알려진 베테랑 가수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도 ‘우연히’를 열창하며 객석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우연이는 “이런 프로그램들로 인해 트로트가 가요계 중심에 선 점은 높이 산다”면서도 “하지만 방송에서 선배들이 목소리내고 선배들이 설 수 있는 무대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트로트 선배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 하든가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오로지 오디션·예능, 그리고 어린 스타 가수를 위한 프로그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여러 프로그램에서 기존의 트로트 가수들은 들러리 역할만 하고 있다. 기성 트로트 가수들도 이러한 슬픈 현실 때문에 방송 조차 보기 싫어하더라”고 말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이 꼬집는 심사위원에 대한 문제를 그 역시 지적했다. 그는 “가수가 가수를 평가하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각자 가수는 자신의 스타일과 장르에 맞는 가수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며 “심지어 가수도 아닌, 개그맨이나 배우들이 나와 가수를 평가한다. 정말로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우연이는 트로트계 스스로 자성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배우부터 개그맨, 뮤지컬 배우까지 다양한 장르의 사람들이 유명세를 내세워 트로트계에 뛰어들어 앨범을 낸다”며 “저 같이 수십년 동안 트로트만을 부르고 노래만을 불렀던 사람도 이젠 설 자리 조차 없다”고 했다.

26일 방송된 ‘사랑의콜센타’에 출연한 우연이. TV조선 방송 화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트로트 가수들은 설 무대 조차 이미 없어졌고 힘겹게 방송에 출연해도 오로지 스타 만들기에 방송이 치중돼 있기 때문에 가수들은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연이는 “그나마 기존의 ‘가요무대’ ‘열린음악회’ 같은 프로그램들이 명맥과 전통을 지켜줘서 고맙다. 트로트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가요 프로그램들이 생겨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탄을 하면 ‘시대가 변했다’ ‘트렌드에 따라가야 한다’는 말만 듣는다. 단순히 그런 말만으론 현재 트로트 가수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도 우연이는 “한사람의 가수로 대우받고 싶었다”며 “방송사도 가수협회도 이러한 가수들의 비애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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