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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60승 VS 삼성 84승…10구단 6년 보고서 ‘외인투수의 힘’

지난해 두산 선발진을 이끈 라울 알칸타라(오른쪽)과 크리스 플렉센이 잠실구장야에서 러닝을 하는 장면. 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두산은 KBO리그가 10구단 체제로 첫 시즌을 맞은 2015년 이후 최근 6년간 외인투수 승수로만 160승(64패)을 올렸다. 반대로 삼성은 최근 6년간 외인투수의 힘으로 84승(101패)을 따내는 데 그쳤다.

외인투수 승수 총합 순위는 해당팀 순위와 거의 정비례한다. 두산은 최근 6년간 한 시즌도 빠짐 없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반면, 삼성은 2015년 정규시즌 우승 뒤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대부분 팀이 외인투수 2명을 선발진 원투펀치로 앞세우는 KBO리그의 구조상 그들은 소속팀의 키를 쥐고 한 시즌을 보내게 된다.

■10구단 체제 6년의 보고서

막내 구단 KT가 1군 무대에 뛰어든 2015년 이후 6년간 각팀 외인투수 누적 승수 순위에는 같은 기간 KBO리그 판도가 그대로 녹아 있다.

지난 6년 외인투수 최다승 구단인 두산에 이어 가을야구 단골 손님인 NC가 142승(87패)으로 뒤를 쫓았다. 또 중상위권을 오간 키움(138승)과 LG(127승)가 외인투수 누적 성적에서 그 뒤를 이었다. <그래픽 참조>

두산에서는 지난해 20승을 따낸 라울 알칸타라, 2019년 20승 투수인 조쉬 린드블럼, 2018년 18승을 거둔 세스 후랭코프 등 걸출한 외인 선발투수가 거의 매 시즌 나왔다. 또 2017년까지는 리그 외인투수 통산 최다승(102승)의 더스틴 니퍼트가 선발진 맨 앞자리서 많은 시즌을 버텼다.

두산 외인투수들은 지난 6년간 평균자책 3.66으로 전체 1위에 올라 투구 내용서도 으뜸이었다. 그러나 그들 옆에서 경쟁력 있는 타선과 야수들이 늘 함께 했다. 팀도 잘 만난 결과다. 두산 외인투수들은 지난 6년간 9이닝 평균 4.39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다. 전체 1위다. 두산이 수비력까지 최강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산 외인투수들은 약속의 땅에서 공을 던진 것이기도 했다.

지난 6년간 외인투수 승수가 102승으로 9위인 한화와 84승으로 최하위인 삼성은 외인투수 지표로 평균자책과 득점 지원도 좋지 못했다. 평균자책에서는 5.03으로 삼성이 최하위, 득점 지원에서는 3.22점으로 한화가 최하위였다. 매 시즌 순위 싸움에서 처질 만했다.

■슈퍼 변수된 새 얼굴 11명

지난해 통합 챔피언인 NC는 외인투수 승수 전체 1위였다. 드류 루친스키(19승)와 마이크 라이트(11승)를 앞세워 도합 30승(14패)을 챙기며 28승(6패)을 기록한 두산을 앞질렀다(그래픽 참조). NC는 2020년 외인투수 득점지원에서도 4.19점으로 전체 1위에 올라 선순환 구조로 시즌을 풀어갔다. 반면 시즌을 9위로 마친 SK는 외인투수 합계 승수가 6승(17패)에 그친 것만 살펴도 한 해 농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가능하다. SK는 2020시즌 외인투수 등판 경기수가 32경기, 등판 이닝도 172.2이닝에 그치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 시즌 또한 외인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시즌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두산에 이어 NC 안방마님으로 특급 외인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양의지는 최근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2021시즌을 내다보며 “외국인투수가 많이 바뀐 시즌이다. 올해는 빠르게 판도를 살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KBO리그에는 외인투수가 11명이나 교체됐다.

또 감독 대부분이 정상 도전을 위한 우선 조건으로 외인투수 합계 승수 30승 달성을 기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NC 또는 두산만이 그 기준치를 채웠거나 근접했다.

이에 에이스 기준을 충족하는 케이시 켈리를 보유한 LG가 선택한 앤드류 수아레즈, 애런 브룩스와 동행하는 KIA가 새 카드로 내세운 다니엘 맹덴 등의 실제 모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댄 스트레일리와 이번 시즌 또 함께하는 롯데가 영입한 앤더슨 프랑코에 대한 주목도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 등으로 외인투수를 전면 교체한 두산은 살얼음판 걷듯 시즌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 두 선수일 뿐이지만 시즌 전체로는 아주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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