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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김연경이다…위기 때 강해지는 ‘배구여제’

흥국생명 김연경이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전 도중 득점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위기의 팀을 구할 사람은 결국 김연경(흥국생명)이었다. 최근 팀의 4연패를 끊었던 김연경이 이번에는 2위로 떨어진 팀을 다시 선두 자리로 돌려놓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8일 경기에서 상대팀 GS칼텍스(승점55)에 1위를 빼앗겼던 흥국생명(승점56)은 이 승리로 선두를 탈환하고 자력 우승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의 스타는 ‘배구여제’ 김연경이었다. 41.67%의 공격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점유율은 지난해 12월29일 현대건설전(41.57%)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33.57%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막바지라 체력이 떨어질 만도 하지만 김연경은 힘과 기술, 집중력 면에서 ‘월드클래스’ 명성에 어울리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코트에서 끊임없이 동료들을 격려하는 주장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김연경이 팀의 하락세에 제동을 건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연경은 팀이 4연패 수렁에 빠졌던 지난달 5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KGC인삼공사전에서 공격성공률을 51.22%로 끌어올리며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이탈 이후 추락하던 흥국생명은 이 승리 덕분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조직력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게 흥국생명으로선 희망적이다. 김연경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내가 특별히 이끌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솔, 박혜진 등 세터들의 경기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도 희소식이다. 김연경은 “김다솔, 박혜진과 내가 원하는 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선수가 연습한 내용이 경기에서 잘 나오지 않아서 답답한 부분이 있는데 경기에서 나올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4연패 기간에는 속절없이 무너질 것처럼 보였던 흥국생명이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GS칼텍스와의 선두 싸움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흥국생명 외인 브루나 모라이스는 최근 2경기 연속 20점대 득점을 기록하고 있고, 주춤했던 레프트 김미연은 6일 경기에서 46.15%의 공격성공률로 13득점을 올렸다. 흥국생명도 GS칼텍스가 자랑하는 ‘삼각편대’ 메레타 러츠, 이소영, 강소휘와 대적해 볼 만한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7일 현재 나란히 28경기를 하고 19승9패를 기록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따낸다면 GS칼텍스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흥국생명은 오는 9일 현대건설, 13일 KGC인삼공사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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