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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메디병원의 위클리 건강체크]연이은 체중조절의 실패…비만 탈출 힘든 이유?

굶는 것이 가장 빠른 체중감량법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최근 굶거나 원푸드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후 어느 순간 찾아온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오히려 전보다 늘었다는 가정주부 A씨가 내원했다. 식사량이 많지 않음에도 살이 찐다는 그의 고민이었다. 필자는 구체적으로 A씨의 생활 패턴을 들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남편과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출근과 등교를 시킨 뒤 집안일을 했다. 이후 아침 겸 점심을 간단히 먹은 뒤 둘째 아이를 돌본다. 저녁시간에는 집에 돌아온 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 끼니마다 반 공기 정도의 식사량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대로라면 식사량은 평균보다 현저히 적었다. 그러나 그는 과체중 상태였다. 반복적인 체중조절 노력에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법인 자인메디병원 건강검진센터 박세미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긴 ‘기아의 시대’를 거치며 발달시켜온 에너지 비축의 인체 작용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하게 식사를 제한하면 인체는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때 인체는 환경 변화에 맞춰 기초 대사량을 줄이고 지방을 축적하는 능력을 강화한다. 이렇게 낮아진 기초 대사량과 강화된 지방 축적 능력이 식사조절을 중단한 후에도 이어지며 살이 탄력적으로 붙는 요요현상이 오는 것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식욕 조절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렙틴은 포만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과 길항적으로 작용한다. 렙틴은 음식이 체내에 흡수될 때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 시상하부에서 포만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즉, 식욕을 억제해 음식물 섭취를 멈추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렙틴 호르몬에 저항성이 생기면 이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어도 시상하부에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렙틴이 분비되어도 지방이 더 많이 생성되는 것이다. 굶는 다이어트나 칼로리를 극도로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이 렙틴 저항성을 높이는데, 다이어트를 반복할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고 요요현상이 더 쉽게 오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러한 렙틴 저항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렙틴 저항성은 극도로 칼로리를 제한하는 상태에서 커지므로 이런 다이어트법보단 규칙적인 식사를 함으로써 렙틴 저항성이 증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루 두 끼 정도의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요요현상이 덜 오는 다이어트법이다.

또한 간헐적 단식처럼 24시간 미만의 짧은 단식을 통해 렙틴 저항성을 만들지 않으면서 지방 대사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권한다.

식사는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장소, 그리고 정해진 양만 한다. 일정한 시간에 하는 식사는 렙틴과 그렐린이 일정하게 분비되도록 만들어 불균형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간헐적인 음식 섭취도 자제하게 한다. 이러한 규칙적인 습관에 익숙해지면 습관을 유지하는 관성의 힘으로 적정 체중을 꾸준히 지킬 수 있다.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도 렙틴 저항성을 개선한다. 특히 운동은 다이어트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인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성장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근육소실을 막는다. 인체에 근육이 많아지면 렙틴 저항성이나 당뇨 조절의 중요한 부분인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된다. 인체 대사도 늘어나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지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렙틴 저항성을 개선하고 지방 대사를 원활히 하는 운동법으로,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1~2분 한 후 잠시 쉬었다가 다시 고강도 운동을 하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5세트 내외로 매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량 영양소의 결핍도 렙틴 및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미량 미네랄이 함유된 종합 비타민 미네랄 제제와 코엔자인 Q10 등의 영양제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풍족의 시대를 사는 요즘, 체중을 급격히 감량하는 것보다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열쇠다. 요요현상을 차단하며 평생 할 수 있는 건강한 다이어트법을 선택해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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