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미스터스프링] 김현수가 연속 삼진…‘최저몸값’ 카펜터, 본색을 드러냈다

한화 라이언 카펜터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새 좌완 라이언 카펜터(31)는 2021년 외국인 선수 가운데 ‘몸값’이 가장 낮다. 계약금 10만 달러에 연봉은 3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를 더한 50만 달러에 계약하고 한화에 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4경기 뛴 경험이 있지만 지난해에는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다 왔다. 40인 로스터에 있었다는 화려한 경력의 투수들이 새로 등장한 2021년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에서 최저 몸값을 받는 카펜터가 시범경기 시작과 함께 만만치 않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카펜터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1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2차례 나선 연습경기에서는 6.2이닝 6안타 4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던 카펜터는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자신이 던지는 구종을 모두 점검하며 64개를 던졌다. 196㎝ 큰 키의 좌완으로 시속 140㎞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카펜터는 라이브피칭 단계에서 이미 149㎞를 찍었다. 이날은 최고 147㎞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4명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았다. 스트라이크가 36개, 볼이 28개로 이날 볼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가운데서도 탈삼진 행진을 펼쳤다.

직구 제구가 좋지 않자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했다. 좌타자 바깥쪽은 물론 우타자 몸쪽에도 슬라이더를 넣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1회 1사 후 이형종과 김현수를 삼진 처리했고 2회에는 채은성과 유강남에게 볼넷과 안타를 내줬지만 로베르토 라모스와 양석환, 정주현을 차례로 삼진 처리했다. 3회에는 1사후 이천웅을 삼진으로 잡았고, 4회에는 선두타자 김현수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라모스에게 볼넷을 줬지만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8개째 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4회 2사까지 던진 카펜터를 상대로 7번 유강남과 9번 오지환을 제외한 LG 타자 7명이 모두 삼진을 당했다. 3번 타자 김현수는 두 타석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카펜터는 “원래는 오늘보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야 한다”고 이날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장점은 확실하게 강조했다. 카펜터는 “4개 구종을 모두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던지는 것이 내 장점이다. 오늘은 슬라이더가 좋아 많이 활용했다”며 “나는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지만 주자를 공짜로 출루시키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싸워서 안타를 맞을지언정 볼넷은 정말 싫어한다”고 말했다. 삼진을 많이 잡고 볼넷은 최소화하겠다는 자신의 야구 철학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날 호투한 가운데서도 제구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카펜터는 등판을 마친 뒤에도 곧장 불펜으로 가 피칭을 더 하며 완벽주의자의 면모도 내비쳤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혁했다. 국내 선수들을 대거 방출한 것뿐 아니라 100만 달러 이상이던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재계약하지 않고 새 선수들을 모두 ‘저비용’에 영입했다. 아직 확실히 자리잡은 국내 선발이 없는 한화로서는 외국인 투수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우려를 사기도 했으나 카펜터는 일단 개막 전 좋은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경기 뒤 “제구 자체가 좋았다. 모든 구종을 어떤 카운트에서든 원하는 곳에 던지는 능력을 다시 확인했다”고 카펜터의 투구에 만족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