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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박호산 “캐릭터 간의 간극을 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

라이트하우스 제공

배우 박호산의 전성기는 계속된다.

1996년 연극 ‘겨울 나그네’로 데뷔한 박호산은 오랜 무명 생활 끝에 2017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강철두(문래동 카이스트) 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18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선 철없는 맏형 박상훈 역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명품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박호산은 2021년에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2’ 마지막 회에선 유제니(진지희)의 아빠 유동필로 새롭게 등장해 다음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또 9일 넷플릭스에서 최초 공개되는 박훈정 감독의 영화 ‘낙원의 밤’에선 조직의 수장 ‘양 사장’으로의 등장을 알리며 한계 없는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4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호산은 최근의 작품들과 향후 연기 행보 등에 관해서 전했다.

- ‘펜트하우스 2’ 마지막 회 방송 이후 반응 확인했나

“출연하기 전엔 ‘사이다’가 될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방송 이후에는 로건 리를 죽인 사람이 되어 있더라 (웃음). 받아 본 대본이 없어 유동필이 어떤 캐릭터가 될지는 전혀 모른다. 유동필이 로건 리를 죽였을지 안 죽였을지도 작가님만 안다. ‘펜트하우스 3’도 기대해 달라.”

- 유동필은 선한 캐릭터일지, 악한 캐릭터일지 시청자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말씀드렸다시피 나도 모른다 (웃음). 아직 ‘펜트하우스 2’ 마지막 회 대본만 받아 본 상태다. 유동필이 어떤 캐릭터인지는 ‘펜트하우스 3’ 대본을 받으면 알게 될 것 같다.”

- ‘펜트하우스 2’ 촬영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촬영을 두번 밖에 하지 않아서 아직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많이 없다. 스태프 분들이 첫 시즌부터 1년 정도 함께 한 분들이다 보니 손발이 잘 맞더라.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마지막 회 촬영 현장에선 실제 고급 차량을 한 번에 폭파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영화 ‘낙원의 밤’ 스틸컷

- 9일 넷플릭스 공개되는 ‘낙원의 밤’에서도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어떻게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박훈정 감독님께서 빌런 캐릭터 ‘양 사장’과 잘 맞을 것 같다며 직접 회사로 연락을 줬다. 감독님과 일면식이 있다거나 작품을 같이 해 본 적도 없었다. 감독님 표현에 따르면 ‘양 사장’은 ‘선할 것 같아 보이는 빌런’이다. 그런 캐릭터와 내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근 작들에서 코믹하거나 선한 캐릭터로 많이 등장 했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나쁜 형사’들에서 악역으로 등장했었지만 당시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번에 ‘양 사장’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연기하면서도 ‘양 사장은 진짜 나쁜 놈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 ‘펜트하우스’에서 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 ‘낙원의 밤’ 현장은 어땠나.

“차승원과 가까워졌다. 내가 모르는 영화적인 부분들에 대해 알려줬다. 차승원은 여유 있게 연기를 잘한다. 현장에서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더라. 박훈정 감독님과도 가깝게 지냈다. 감독님은 글을 쓰는 능력이 대단하다. 자기가 쓴 글로 연출을 하면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될 때가 많은데 감독님의 작품은 설득이 된다. 감독님 작품만의 묘한 분위기가 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이런 ‘박훈정식 누아르’를 좋게 봐준 것 같다.”

영화 ‘낙원의 밤’ 스틸컷

-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누아르 영화라서 분위기가 더 남다를 것 같다.

“보통 누아르 영화하면 ‘갱스터’, ‘도시’, ‘암흑’ 같은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낙원의 밤’은 이와 상반된 제주도 자연에서의 피 튀기는 누아르이기에 더 특별하지 않을까 싶다. 평화로운 자연 속 어두운 액션들이 인상 깊었다. 특히 마지막에 전여빈 배우의 엔딩신은 압도적이다.”

- 악역 연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

“악역뿐만 아니라 내가 맡는 배역 모두 나를 벗어 날 수는 없다. 하지만 전에 연기한 캐릭터들과 새로 연기하는 캐릭터 간의 간극을 벌리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작품에선 전작의 캐릭터가 생각나지 않게끔 하고 싶다. ‘슬기로운 깜빵생활’에서의 코믹한 모습이 ‘낙원의 밤’의 빌런 캐릭터와 겹쳐 보이면 안 되지 않나. 대중들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다.”

- 연극부터 시작해 드라마, 영화 등 다작을 했다. 비법이 따로 있나.

“연극배우로 오래 살다 보니까 수입이 적었다. 금전적 여유를 위해 연기와 관련되지 않은 아르바이트를 하기 싫어서 다작을 택했다. 그게 습관이 돼서 작품을 쉬게 되면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그래서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것 같다.”

- 다작한 만큼 작품을 같이 한 후배 배우들이 많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후배가 있다면?

“차은우가 기억에 남는다. 심성이 너무 곱다. ‘여신 강림’ 첫 리딩이 끝나고 장난삼아서 ‘너만 잘하면 되겠다’라고 했었다.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말인데 웃으면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하더라. 그 이후 드라마를 같이 하면서 연기가 너무 늘어서 깜짝 놀랐다. 첫 리딩때 그런 장난을 친 게 미안할 정도로 잘하더라. 배우로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후배 중 하나다.”

- 앞으로의 작품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매우 바쁘게 일을 할 것 같다. ‘펜트하우스 3’ 촬영을 하면서 영화도 몇 편 같이 할 예정이다. 작품에 대해선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좋은 작품에 계속 얼굴을 비추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꾸는 건 욕심인 것 같다. 그냥 지금처럼 좋은 작품 많이 나오는, 동료들에게 인정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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