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경X피플] 못하는 게 뭐니, 전여빈?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마리끌레르

배우 전여빈에게 물어본다. 대체, 못하는 연기가 뭐니?

요즘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루키는 단연코 전여빈이다. 케이블채널 tvN 주말극 ‘빈센조’서 코믹과 사이다를 오가는 독종변호사 홍차영 역으로 재미를 선사하더니,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새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에선 180도 다른 무미건조한 얼굴로 총기 액션까지 거뜬히 섭렵했다.

영화 ‘죄 많은 소녀’와 ‘빈센조’ 속 전여빈.

전여빈의 질주는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부터 시작됐다. 같은 반 친구인 ‘경민’(전소니)이 갑자기 사라지자 의심을 받는 고등학생 ‘영희’로 분해 ‘괴물 같은 신예’란 수식어를 얻었다. 이 작품으로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56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배우상 등을 받았다. ‘신성의 탄생’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그는 당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남들보다 늦게 연기를 시작해서 단박에 유명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주변에선 나이가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말들도 했고, 용돈벌이도 벅차하는 날 보면서 ‘배우란 직업을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라며 만감이 교차했다. 그때 ‘죄 많은 소녀’를 만났다”며 마지막 기회였음을 시사했다. 포기하지 않고 200% 이상 쏟아낸 결과 드디어 날 수 있는 푸른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영업사원으로 자녀들을 키워낸 엄마를 보며 큰 힘을 얻었다는 그에게도 ‘꽃길’이 펼쳐졌다. 소속사를 찾았고, 첫 안방극장 주연작인 종합편성채널 JTBC ‘멜로가 체질’을 훌륭히 끝냈다. ‘죄 많은 소녀’와 전혀 다른 결로 멜로물도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영화 ‘해치지않아’ 속 전여빈.

이후에도 연기적 스펙트럼을 더 넓혀갔다. 오랜 갈증이라도 해갈한 듯 저벅저벅 걸어가는 모양새였다. 지난해 개봉한 ‘해치지않아’선 천연덕스럽게 코믹한 캐릭터를 입었고, 2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작 ‘빈센조’에서도 송중기와 함께 ‘티키타카’의 정수를 보여줬다. 조금 과격한 연기톤으로 애초엔 ‘캐릭터가 과하다’는 의구심을 품게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홍차영 때문에 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잡았다.

‘낙원의 밤’ 속 전여빈과 엄태구.

‘낙원의 밤’에선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재연’ 역을 맡아 조직의 타깃이 된 ‘태구’(엄태구)와 핏빛 로맨스를 펼친다. 특히 영화 말미 10분은 ‘전여빈 효과’를 톡톡히 본다. 총자루 하나를 쥐고 조직폭려배들을 향해 몸을 날리는 그는 비장한 표정과 화려한 액션으로 영화의 정점을 장식한다. ‘누아르’가 남성의 소유물이란 편견을 제대로 깬다.

전여빈의 달리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파격적인 소재와 이야기로 큰 화제가 됐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와 손잡고 새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에 합류한 것이다. 신선한 캐릭터 해석력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이번에도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