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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의 무릎건강비책] 무릎 수술, 이제 두려워하지 마세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약을 복용하며 꾸준히 물리치료와 주사치료를 몇 달째 받고 계시는 70대 환자분이 계신다. 엑스레이 사진을 살펴보면 양쪽 무릎 모두 연골이 광범위하게 손상돼 뼈와 뼈 사이에 간격이 거의 없을 정도다. 특히 내측 연골은 완전히 닳아 없어져 겉으로 보기에도 다리가 O자형으로 변형된 상태다. 사실 이분은 수술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가만히 있어도 푹푹 쑤시는 무릎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든 게 분명한데도 여전히 수술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신다.

어느 날 진료실에서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계속 결심을 못 하시는 이유를 조심스레 물었다. 이유인즉슨 동생이 작년에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 통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무서움이 앞선다는 것이다. 인공관절수술은 뼈를 깎고 인공물질을 삽입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통증을 피할 수 없다. 인공관절이 자리잡기까지 길게는 6개월까지도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동생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한편 이해가 간다. 이 환자처럼 통증에 대한 무서움 때문에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주저하고 있는 환자들이 꽤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이경훈 과장

하지만 수술기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고 있다. 통증을 최대한 줄이고 회복을 앞당겨 가능한 한 환자에게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말이다.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이 접목된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5~8만 명 정도의 환자들이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만큼 인공관절수술은 점차 보편적인 수술이 되어가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수술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효과는 지금까지 200여 편의 해외 논문들을 통해 발표되고 있다. 이 중에는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일반 인공관절수술과 비교해 수술 후 통증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논문도 있다. 수술 후 8주까지 조사해보니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 대비 환자 통증을 55.4%정도 감소시켰다는 연구결과였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로봇시스템이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와 각도를 정교하게 계산하고, 수술 중에는 집도의를 도와 로봇팔이 안전구역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수술 시에 생길 수 있는 오차를 줄여줄 수 있다. 이처럼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때문에 통증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수술이 정확해지면 통증 감소는 물론 다리 교정각도도 우수하고, 출혈도 줄여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실제 우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수술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술 후 헤모박(피주머니)을 통해 배출되는 혈액량이 로봇 수술이 평균 198.4㎖, 일반 수술이 평균 235.4㎖로 로봇 수술이 37㎖ 더 적었다. 출혈이 줄면 추가 수혈로 인한 합병증과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리의 교정각도 역시 향상됐다. 수술 전후 다리 각도를 비교해보니 로봇 수술은 9.3도에서 1.9도로, 일반 수술은 9.1도에서 2.7도로 각각 7.4도와 6.5도 교정돼 로봇 수술이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 축이 일자로 바르게 교정되면 무릎이 체중의 부하를 고르게 받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마모를 줄여 더 오래 쓸 수 있다.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고,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쑤시고, 밤에 잠도 못 잘 정도라면 퇴행성 관절염 말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때는 인공관절수술이 최선이다. 치료를 마냥 미룬다면 수술도 더 까다롭고, 수술 후 결과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더 이상 두려움 때문에 인공관절수술을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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