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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 정부 의도 모른다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원작 논란

원작 작가, 환구시보 통해 작품 창작 배경 밝혀

모토 된 정책, 시진핑 '권력장악용'이란 의혹 여전

시진핑 정부 정책을 미화하려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야난명’이 국내에서 드라마화 될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새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의 원작이 ‘시진핑 정부 선전 소설’이란 의혹을 벗지 못하고 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의 원작은 중국 추리소설 대표 작가인 쯔진천의 ‘동트기 힘든 긴 밤’(長夜難明, 장야난명)이다. 전직 검찰관인 피해자가 십수년 전 일어난 살인사건의 전말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내용을 그렸다. 이 작품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침묵적진상’이란 제목의 드라마로 방송된 바 있다. 현재 CJ ENM과 JTBC의 합작 법인 ‘티빙’에서 지난 12일부터 매주 월요일 방송하고 있다.

책 출간 직후 현지 검찰, 경찰, 관계 부처 등 정부기관들은 일제히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트기 힘든 긴 밤’을 홍보했다. 이를 두고 해당 작품이 중국 공산당 정책을 미화하려 했다는 목소리와 유명 추리소설 작가가 출판을 한 소설을 순수하게 홍보했다는 결을 달리한 반응이 나왔다.

‘장야난명’ 작가는 중국 매체 환구시보를 통해 작품 창작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환구시보 화면 캡처

눈길을 끄는 건 지난해 9월 쯔진천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를 통해 가진 인터뷰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사법 개혁을 통해 사법 시스템 전체가 새로워졌다. 이를 통해 법만을 위해 일하는 경찰, 검사, 판사 등이 많이 등장했고 해당 사례를 가지고 ‘동트기 힘든 긴 밤’을 창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쯔진천이 언급했던 시기는 시진핑 정부가 법치강화를 천명한 뒤 부패척결을 목적으로 권력장악에 나선 때다. 이같은 정책을 두고 중국 매체들은 비리 척결과 법치 중심의 정치 실현이라고 보도했으나 시진핑 주석의 권력 집중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평가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14년 전임 후진타오 총서기를 지탱하는 9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저우융캉이 자신의 집권을 저지하려 한 것을 두고 부패혐의로 당적을 박탈한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도록 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부패척결은 대외 홍보용이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에 쯔진천이 ‘시진핑 정부 정책 홍보’란 목적 없이 작품을 창작했다고 해도 중국 정부가 해당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부패척결·사법개혁’ 등 키워드가 내포된 정책을 거듭 강조하는 건 권력장악 본질을 흐리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지적을 피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만약 한국이 ‘동트기 힘든 긴 밤’을 드라마화하고 이것을 판권 판매 등으로 각종 OTT에서 방송한다면 우리의 의도와 달리 중국 정부를 돕는 꼴이 될 수 있다.

JTBC에서 드라마되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는 배우 한석규, 정유미, 김준한, 류혜영, 이희준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앞서 “원작을 80% 정도 각색해 촬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각에서 제기한 중국 정부 정책 미화 논란)관련 우려는 전혀 없다”고 밝힌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중국 정부가 그런(정책) 의도를 가지고 홍보를 했는지, (관례대로)순수하게 홍보를 했는지 우린 알 수 없다”라며 “원작 자체는 시진핑 정부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없기 때문에 작품으로 만드는 것에 있어 문제가 될 만한 소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가 없다는 드라마 측 주장을 출연 배우들도 동일하게 생각할지는 미지수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단 2회 만에 종방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출연 배우들이 해당 이슈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전례가 있기 때문. 방송영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가 대중들에게 화려한 라인업 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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