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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괴물’ 최대훈 “유약한 ‘박정제’ 연기, 선물 같은 작품이죠”

사진 제공 에이스팩토리

배우 최대훈이 괴물 같은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최대훈은 최근 종영한 JTBC ‘괴물’에서 ‘박정제’ 역으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괴물’은 21년 전 만양에서 벌어진 ‘이유연 사망 사건’을 둘러싼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추적을 담은 스릴러 드라마다. ‘박정제’는 ‘이유연’의 오빠인 ‘이동식’(신하균)의 친구이자 이유연 사건의 키를 쥔 인물로, 속을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을 보이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다 결국 ‘괴물’에 반전을 선사한 핵심 캐릭터다. 최대훈은 섬세한 감정연기로 마냥 안쓰러워할 수도, 또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입체적인 ‘박정제’를 완성해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괴물’에 완전히 꽂히도록 만들었다.

지난 15일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최대훈은 “‘유약함’을 키워드로 두고 ‘박정제’를 연기했다”고 캐릭터 작업 비화를 전했다.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항상 연기를 할 때마다 겪는 문제이자 숙제인데요, ‘얼마나 진짜 같이 보일 수 있나’라는 주제로 접근을 하는 것 같아요. ‘정제’는 한없이 유약한 존재였어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머니의 비뚤어진 모성애로 인해 생겨난 것이지만, ‘유약함’을 키워드로 생각하고 그걸 표현하려고 준비했죠. 처음에는 외적인 것에 집중하고 이후 한 사건으로 인해서는 그 유약함이 표현되고, 이후부터 나약함으로 흘러가서 마지막까지 그런 느낌으로 갔던 것 같아요. 대본 상으로는 ‘정제’가 한동안 안 마시던 술을 마시고는 취해서 사슴을 그리며 ‘동식’에게 ‘네가 죽인 것 아니지’ 하던 날부터, 제 안에서는 그 이전 ‘민정’이 사건부터 자극이 돼 확실히 각성했던 것 같아요.”

사진 제공 에이스팩토리

2002년 개봉한 단편영화 ‘자반고등어’를 시작으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 단역과 조연을 거쳐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지난해부터 tvN ‘사랑의 불시착’부터 ‘악의 꽃’,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어필해온 그에게 ‘괴물’은 ‘최대훈’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키는 데 정점을 찍은 작품이 됐다. 최대훈은 작품 선택 이유를 묻자 “저는 가야 할 길이 먼 배우다. ‘선택’이 아니라 감사하게도 선물 같은 작품이 찾아왔다”고 겸손한 인사를 전했다.

“저는 아직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겸손하려는 게 아니라 그동안 살면서 느낀 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같은 존재 였거든요. 감사하게도 ‘괴물’에서 저를 찾아주셨고, 작품을 받아봤는데 훌륭한 대본, 감독님, 스태프까지 같이 포함된 선물이더라고요. 저에게는 생각할 여지가 없이 너무 좋은 작품이었어요. 첫 미팅 때 ‘저 찾아주신 것 맞냐’고 계속 되묻기도 했죠.(웃음)”

촬영을 하며서도 ‘괴물’은 최대훈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그는 “촬영한다는 게 신나는, 가고 싶은 일터였다”고 웃으며 애정을 표했다.

“개인적으로 버려지는 인물 없이 모두에게 터치가 있는 작품을 좋아해요. 그러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간결하고 정확하게 흘러가는 형태를 가진 작품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괴물’이었어요. 대본을 보니 모든 인물들의 관계성이 유기적으로 물려있고, 또 그들의 시선과 감정, 내적 이야기들이 드러나는 작품이었어요. 방송을 보면서도 ‘아 저 인물도 저렇게 다뤘구나’ 하고 느꼈어요. 대학 때 극작 실습이라는 강의를 들었는데, 10페이지 정도 쓰는 것도 정말 힘들더라고요. 여기를 고치면 저기가 막히고 했는데, 작가님은 그 긴 이야기를 어떻게 다 맞춰냈나, 감독님은 또 어떻게 그걸 발현해냈나,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촬영 하는 게 신날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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