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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디바 이재영 “25년 만 컴백, 현진영 믿고 따라갔다”

까미노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이재영이 25년 만에 새로운 유혹을 시작했다.

1991년 ‘유혹’으로 이름을 알린 이재영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그는 ‘유혹’, ‘사랑은 유행이 아니야’, ‘집시’, ‘대단한 너’ 등 히트곡을 남기며 90년대 대표 디바로 등극했다.

이재영은 가수 김완선·강수지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1996년,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가수 활동을 멈춰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후 학업과 뮤지컬 작품 활동에 집중하며 ‘가수 이재영’의 타이틀을 떠난듯 했다. 그러던 중 그는 2018년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새 친구로 등장하며 근황을 전했다. 2019년 ‘불타는 청춘’ 콘서트 무대서 다시 보여준 ‘유혹’은 지난 세월에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남겨 가수 컴백을 기대케 했다.

지난 27일, 오랜 기다림 끝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이재영이 동료 가수 현진영과 손을 잡고 재즈 힙합 ‘끗발’로 대중들을 찾은 것. 이번 신곡은 음원 차트 순위권에도 오르며 ‘역시 이재영’이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여전한 가요 디바 이재영의 위풍당당한 끗발을 스포츠경향도 마주했다.

아래는 이재영과의 일문일답.

- 25년 만의 가수 컴백이다. 소감이 어떤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떨린다. 3년 전 ‘불타는 청춘’을 통해 복귀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가수로서 활동이지 않나. 내가 진짜 가수라는 직업을 찾은 것인지 얼떨떨해 아무 생각이 안 나다가 최근 방송 출연 일정이 여럿 생기면서 조금씩 실감 나기 시작했다.”

- 다시 마이크를 잡은 계기는 무엇이었나.

“사실 대중들에게 잊혔다는 생각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게 겁났다. 어떤 모습으로 컴백해야 할지, 너무 늦은 것은 아닐지 수백 번 고민했다. 그래도 저를 기다려주는 팬들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무엇보다 ‘재영이는 무대 위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못내 마음에 걸리더라. 이처럼 제 무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또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냈다.”

- 그 용기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됐나 보다. 이번 신곡이 음원 사이트 재즈 분야 차트에서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젊은 가수들 사이에서도 순위를 차지해 신기하더라. ‘끗발’의 중독성 짙은 매력이 대중들에게 어필된 것 같다. 이번 신곡을 통해 일렉트로닉 재즈 힙합 장르를 처음 도전했다. 그러다 보니 노래를 발표하기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 프로듀싱을 맡은 현진영에게 특훈을 받으며 리듬을 익히는 등 데뷔를 앞둔 신인 가수처럼 오랜 시간 연습에 공들였다. 현진영과 저의 노고가 담긴 앨범인 만큼 좋은 성과를 보여 기쁜 마음이다.”

까미노엔터테인먼트 제공

- 현진영이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였다.

“현진영과는 한창 활동했을 당시 친하게 지내다가 지난해 2월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재회했다. ‘잘 지냈어?’, ‘오랜만이다’ 같은 형식적인 말이 아닌 어떤 말로 반가움을 표현할까 고민하다 오래전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말문을 열었다. 28년 전 현진영이 제게 힙합 여전사로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얘기했더니 당황하면서도 ‘약속을 잊지 않아 줘서 고맙다’고 말하더라. 그게 이번 신곡의 시작점이 됐다.”

- 오랜만에 만난 동료와의 호흡은 어땠나.

“현진영을 믿고 따라갔다. 그의 이해심에 감동한 순간들이 많았다. 제가 기분 나빠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고쳐야 할 점을 전달했고,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친절하게 기다렸다. 가끔 다투기도 했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와 신뢰가 커 별 문제 없이 잘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현진영 씨가 천재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현진영이 25년 만의 신곡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끗발’ 밴드 버전을 직접 만들어 선물해줬다. 들어보니 이 버전에 현진영의 목소리도 가미되면 좋을 것 같았다. 이에 제 솔로 곡으로만 발표할 예정이었던 곡을 남녀 듀엣 버전으로도 편곡해 밴드 버전에 녹여냈다.”

- ‘끗발’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두려움과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가수 활동을 중단했었다. 그때의 고난을 이겨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내 가수 인생을 책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끗발’에 그런 저의 후회를 담았다. 곡에 담긴 ‘포기하지 말고 이겨내자’는 메시지는 앞으로의 포부를 나타내기도 한다. 동시에 제 이야기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건네고 싶었다. ‘누구도 손대지 마라, 내 무대’라는 가사에서 ‘내 무대’는 누군가에게는 일터가, 또 다른 삶의 현장이 될 수도 있겠다. 이처럼 모두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 기쁘게 입 맞출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한 편의 곡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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