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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송중기 “끌리지 않으면 ‘연기’ 못 하는 성격”

배우 송중기가 자신의 n번째 인생캐를 선사한 드라마 ‘빈센조’에 대한 소회를 풀어냈다. 사진 하이스토리 디앤씨

‘장르가 송중기였다’

송중기가 ‘빈센조’를 통해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tvN 토일극 ‘빈센조’ 송중기는 시종일관 흔들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극을 이끌어냈고 드라마 흥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늘 작품 선구안이 좋았던 만큼 ‘빈센조’를 통해 그가 대중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배우 송중기. 사진 하이스토리 디앤씨

■박재범X김희원 조합 ‘끌렸다’

‘성균관 스캔들’ ‘태양의 후예’ ‘아스달 연대기’ ‘승리호’까지 작품 선구안이 좋은 배우로 등극한 송중기가 ‘빈센조’를 선택한 이유는 묘한 조합의 제작진 때문이었다.

“보통 여성 작가와 남성 감독 구성이 많지만 반대 성별의 새로운 조합에도 끌렸어요. ‘김과장’ ‘열혈사제’ 등 박재범 작가의 재밌고 유쾌한 성향을 미뤄 짐작해 ‘빈센조’를 ‘활극’일 것 같다는 첫 인상을 받았는데 막상 대본을 읽어보니 굉장히 슬프고 깊은 정서가 담겨 선택하게 됐어요.”

지난 2일 종영한 ‘빈센조’를 두고 송중기는 ‘이렇게까지 헤어지기 싫은 작품은 처음’이라며 ‘빈센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바로 지난 밤에 시청자와 같이 마지막 방송분을 확인했어요. 그 마지막이 다가오는 게 싫더라구요. 김희원 감독과 함승훈 PD 두 분이서 배우와 스태프 크레딧을 따로 편집해서 틀어주더라구요. 함께 고생한 이들을 향한 선물인 것 같아 뭉클했어요. 다들 이 작품을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송중기는 초반 이탈리아 마피아 신을 가장 어려웠던 연기 장면으로 꼽는다. 팬데믹 상황으로 그는 블루스크린 안에서 연기하며 CG를 통해 이탈리아를 구현해냈다.

“이탈리아에 직접 가서 촬영을 못 해서 아쉽고 어려웠어요. CG 연기는 ‘늑대소년’ ‘태양의 후예’ ‘승리호’ 때도 경험한 익숙한 작업인데 유독 어렵더라구요. 아마도 ‘빈센조’의 초반 감정신이 드러나는 만큼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CG 연기로는 쉽지 않았죠.”

주연배우로서 그는 ‘중국 비빔밥 PPL’ 논란도 뼈아픈 경험이었다.

“아쉽고 죄송했습니다. 배우가 연기로 보여주면 되고 드라마는 내용으로 다가가면 그뿐인데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는 외적인 논란이 불거져 시청자들이 많이 실망했더라구요. 타이틀롤을 맡은 사람이라 시청자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싶었어요. 드라마 자체 매력으로 이쁨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촬영하는 것이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배우 송중기. 사진 하이스토리 디앤씨

■‘현장’ 행복했다

‘빈센조’ 배우들은 한결같이 ‘행복한 현장’이었다며 입을 모은다. 송중기 역시 자신이 신이 없는 현장도 자꾸 생각날 정도로 정이 듬뿍 들었다. 특히 그와 동료이자 멜로를 연기한 ‘홍차영’ 역을 전여빈을 두고 ‘엄청난 배우가 나타냈다’고 평했다.

“제가 건방지게 누구를 평가할 자격은 안 되지만 전여빈이란 대단한 배우가 첫 시작을 저와 함께 해서 너무나 영광이었어요. 제가 존경하는 한 드라마 작가께서 전여빈을 두고 ‘오랫만에 상품이 아닌 작품이 나왔다’고 평했고 저도 동의해요. 저를 오빠라고 더 따라주고 언제 자신을 희생해야 할지 아는 배려심이 타고난 친구라 늘 유쾌했어요. 선배 입장에서 많이 배웠죠.”

그는 빌런 ‘장준우’ 역을 맡은 옥택연을 두고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꼽는다.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본인은 빌런 역으로 얼마나 힘들까 싶었는데 그와중에도 현장을 유쾌하게 만들려는 모습이 형 입장에서는 너무 예뻤어요. 제가 오지랖이 많은 성격이라 현장에 내가 없을 때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쓸데없는 걱정을 했는데 옥택연이 잘 메워줘서 든든했어요.”

‘장한서’ 역으로 그와 브로맨스 케미를 보여준 곽동연은 ‘나이는 책임의 양’이란 ‘빈센조’ 대사에 빗대어 표현했다.

“꼰대 같은 얘기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감정 표현이 될까 싶었는데 너무 잘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늘 연구하는 자세가 너무나 좋다고 생각했어요.”

‘한승혁’ 역을 맡은 조한철은 ‘현장에서 드러나지 않는 정신적 지주’라고 표현했다. ‘최명희’ 역의 김여진은 같이 연기하는 신이 많지 않아 아쉬운 선배다.

“김여진 선배님과 대사를 주고 받으며 짜릿함을 느꼈어요. ‘역시 선배님답다’라고 절실히 느낄 정도로 제 모든 것을 받아주고 보듬어주는데 너무 좋았죠. 더 함께 붙는 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아쉬웠어요.”

선구안이 좋다는 평에 대해 송중기는 ‘늘 끌리는 것’을 선택할 뿐이라는 단순한 답변을 내놓았다.

“제가 선택한 작품을 소속사 직원들이 말리는 경우도 많아요. 그 정도로 본능적으로 선택하고 끌리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성격도 못 돼요. ‘빈센조’는 제가 가진 코미디 연기에 대한 두려움을 한 겹 벗겨준 작품이에요. 그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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