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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승연 “데뷔 10년 만에 받은 연기상, 눈물이 왈칵”

배우 공승연, 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배우 공승연의 새로운 비행이 시작됐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서 ‘배우상’을 받으며 진가를 인정받았다. 데뷔 10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아이콘상, 뉴스타상 등은 받았지만 연기로 인정받고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더 감회가 남달랐죠. 그동안은 연기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배우’가 직업인 사람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거든요. 마치 제가 잘 해내고 있다는 응원과 격려 같아서 시상대에 오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공승연은 상을 받는 당시를 떠올리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시상식 가기 전 ‘이 말은 꼭 해야지’라고 소감을 준비했는데, 무대에 올라가서 ‘안녕하세요’라고 하자마자 눈물이 흘렀어요. 저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었죠. 물론 수상소감을 혼자 되뇌일 때도 울컥하긴 했는데, 시상식에 서자마자 바로 눈물이 쏟아져서 당황했어요. 감사한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하면 어쩌나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하하.”

그는 ‘혼자 사는 사람들’ 개봉을 앞둔 소감과 실제 혼자 사는 일상, 동생인 트와이스 정연과 자매애 등을 소탈하게 털어놨다.

■“제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평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코로나19가 닥치기 전 찍은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시대의 화두를 담고 있다. 이웃과 단절, 1인 가구의 삶, 고독사 등 사회 여러 현상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제가 어릴 적 복도식 아파트에 살았을 때만 해도 이웃들과 다 알고 지냈거든요. 하지만 최근엔 엘리베이터서 사람들을 만나기만 해도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잖아요? 1인 가구도 늘었고요. 혼자 살아도 어떻게 해야 더 나을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에요. 저도 혼자 살고 있어서 공감한 부분이 많았고요.”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속 공승연.

그가 맡은 전화상담사 ‘진아’는 방 한칸에서 단조로운 삶을 영위하면서도 주변에 곁을 내주지 않는 인물이다. 자신과 얼마나 닮았냐고 물으니 “교집합은 크지 않다”고 답했다.

“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거실을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친구들을 초대해 배달음식 먹는 걸 즐겨하고요. 혼자 산다는 점 정도가 닮았다고나 할까요? 혼자 어떻게 해야 잘 살지 고민하는 게 비슷하지만 그 외엔 달라요. 그래서 연기할 때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요.”

처음엔 ‘왜 이렇게 살지?’라고 반문했지만, 촬영이 끝나갈 즈음엔 ‘혼자 사는 것도 좋은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란 생각으로 바뀌었단다.

“더불어 ‘혼자 사는 우리들’이란 마음으로 모두가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지금 이 시국에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문제잖아요. 혼자 있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혼자 잘 살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니까요.”

■“‘시크’한 정연, 개봉 소식에 ‘축하해’ 딱 세글자 문자만”

동생인 정연은 트와이스 활동에 바빠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다 무뚝뚝한 편이라 서로 크게 응원해준다기 보다는 ‘나 영화찍어’라고 하면 ‘아, 그래?’라고 무덤덤하게 대답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그냥 ‘축하해’ 딱 세 글자만 메시지로 보내더라고요. 하하. 사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저희 세 자매가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요. 어릴 땐 진짜 많이 싸웠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서로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동생들 생각만 해도 좋더라고요.”

터닝포인트를 꼽으라고 하니 “지금 이 순간”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배우로서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상까지 받으며 개봉하니 지금이 제 터닝포인트인 것 같아요. 내년이면 서른 살이 되는데, 그래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예전부터 ‘30대가 되면 난 더 좋아질 거야’라고 막연하게 얘기했는데, 내년을 넘기면 더 넓게 생각하고 색다르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더 좋은 어른이 될 거로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어요.”

배우로서도 한단계 한단계 넓혀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나이 들면서 배역의 스펙트럼도 넓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오래 연기할 수 있게요. 지금 당장 인정받는 것에 목표를 두기 보다는 제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서, 나중엔 ‘배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렸으면 해요. 물론 언젠가는 연기를 못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때까진 최선을 다 할 거예요. 쉽게 무너지지 않게끔 마음의 준비도 항상 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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