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힐리·프레이타스·알몬테, 신입 외인 ‘시련의 계절’

한화의 외국인 타자 힐리(왼쪽부터), 키움의 외국인 타자 프레이타스, KT의 외국인 타자 알몬테. 연합뉴스·KT 위즈 제공

지난 시즌을 마친 KBO 리그 구단 중 총 4개 구단이 외국인 타자를 바꿨다. 지난해 제라드 호잉과 브랜든 반즈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한화와 역시 개막 한 달도 안 돼 테일러 모터를 방출하고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에디슨 러셀을 데려와도 답이 없었던 키움도 그랬다.

거기다 지난 시즌 타일러 살라디노와 다니엘 팔카를 쓴 삼성, 시즌 MVP 멜 로하스 주니어를 일본 한신에 넘겨주고만 KT도 새로운 타자를 구해야 했다. 라이온 힐리(한화), 데이비드 프레이타스(키움), 호세 피렐라(삼성), 조일로 알몬테(KT)는 그렇게 올시즌을 앞두고 한국 땅을 밟았다.

이 중 현재 0.359의 타율과 11홈런, 31타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피렐라(32)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은 팀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타순이 내려간 것은 기본이고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지난 시즌 코로나19의 시국에도 불구하고 대체 외국인 선수를 활발하게 알아봤던 각 팀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중에서 방출될 선수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신입 외인들은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지난해에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함께 뛰었던 힐리(29)와 프레이타스(32)는 나란히 부진을 겪고 있다. 먼저 한국행을 확정했던 힐리는 지난 2월5일 캠프 기간 도중 프레이타스가 키움과 계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한국행을 반기며 행운을 빌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불운은 동시에 찾아왔다.

힐리는 16일 현재 타율 0.248에 1홈런, 14타점이다. 0.288인 출루율도 그렇지만 0.333의 장타율이 코칭 스태프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244로 더 내려간다. 시즌 초 붙박이 4번이었던 타순도 지난 6일 5번으로 내려가더니 현재는 6번으로 나온다. 거듭된 부진으로 초조함이 있는지 최근 고척 키움전에서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볼을 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프레이타스는 현재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다. 0.253의 타율에 역시 1홈런, 12타점인 프레이타스는 미국 마이너리거 시절 장점이었던 타율과 출루율에서 장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출루율은 0.279에 그친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0.216의 빈타에 허덕이던 프레이타스는 결국 지난 7일 1군에서 말소됐다.

9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는데 여기서도 4경기에 나와 12타수 2안타 0.167의 타율로 부진한 모습이다. 홍원기 감독은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으면 1군에 부를 수 없다”는 방침이다. 더워질 상황을 대비해 포수 등 수비 포지션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프레이타스는 타격을 보고 데려온 선수다. 잘 치지 못하면 수비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없다.

KT 알몬테(32)는 0.276의 타율에 홈런 4개, 20타점을 올리고 있다. 팀으로 보면 타점과 홈런은 모두 강백호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맹활약한 로하스의 그림자를 아직 지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0.152로 타격감이 바닥을 치는 중이다. 결국 지난 14일 경기에서부터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후반 교체로 출전하고 있다. 2위권까지 근접했던 KT는 최근 삼성에 루징 시리즈를 한 후 알몬테가 빠진 두 경기에서 오히려 승리하며 반등했다. 키움과 KT의 공통점은 외국인 타자 없이도 그럭저럭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 타자의 효용을 없앤다.

문제는 한화와 키움의 경우 당장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올시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지휘 아래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는 힐리의 교체를 검토할 경우 당장의 성적에 연연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물론 지난해처럼 전 세계적으로 쓸 만한 타자의 수급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키움의 경우 프레이타스를 장고 끝에 어렵게 택했다. 긴 시간 고른 타자를 단시간에 교체할 경우 그 부담은 오롯이 프런트의 몫으로 옮겨진다.

하지만 이들의 부진이 심각해질 경우 구단 입장에서는 어떠한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 지금 순위표는 단기간의 추락도 순위를 크게 바꾸고 있다. 세 타자의 부활을 원하는 구단들의 바람은 날이 갈수록 간절해진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