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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경수진 “사연 있어보이는 얼굴, 스펙트럼 넓어 좋아”

배우 경수진.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배우 경수진은 작품 속 캐릭터와 실제 모습의 간극이 큰 배우다. tvN ‘마우스’ 종영 기념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옛날 하두리 캠 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예쁘지 않게 나온다”며 첫 화상 인터뷰로 인한 어색함을 웃음으로 풀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엉뚱하고 발랄한 모습 그대로다.

작품 속 경수진은 늘 깊은 서사가 담긴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드라마 ‘언터처블’ ‘트레인’ ‘허쉬’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기 일쑤였고 ‘마우스’에서는 어린 시절 겪은 일에 트라우마를 갖고 사건을 파헤치는 인물 ‘홍주’ 역을 맡았다. 그는 ‘사연 있어보이는 얼굴’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으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배우 경수진.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홍주, 힘들었다”

경수진이 ‘마우스’ 작품이 끝난 후 든 첫 느낌은 ‘후련하다’였다. 워낙 등장인물들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짙은 서사로 점철됐기에 무거운 짐을 풀어낸 듯한 기분이 든다.

“후련해요. ‘홍주’가 워낙 서사가 깊고 트라우마나 힘든 일을 많이 겪었던 인물이라 그런 것들을 내면에 갖고 가야 해서 힘들었어요. 마지막에 홍주 이야기를 풀고 끝내니 시원 섭섭한 감정이에요.”

경수진이 연기한 ‘홍주’는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냉철한 시사PD라 감정은 최대한 절제하고 누른 체 연기해야 했다.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중점을 두다보니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연기를 해야 했어요. 실제 시사 방송에는 프롬프터가 있다고 하지만 제가 연기할 때는 다 외워서 해야 했기 때문에 대사량에 대한 압박도 상당했죠.”

‘마우스’는 후반부에 갈수록 촬영 시간에 쫓겨 물리적인 어려움도 겪었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경수진은 ‘즐거운 현장’이었기에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ABC…D팀까지 있었어요. 잠도 못 잘 정도로 일정이 돌아갔지만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웃었어요. 너무나 좋은 제작진과 배우들 덕분에 서로 배려했고 웃음을 나눴어요. 특히 이희준 선배님은 너무나 성실하고 디테일이 강해서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죠. 저희끼리는 ‘가필드’라고 부를 정도로 웃을 때 너무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같은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마우스’는 결국 ‘정바름’(이승기 분)이 사이코패스였다는 반전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지만 사건과 사건이 쌓여 진행되는 구성인 만큼 누가 범인이고, 누가 선역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스터리한 진행을 이어나갔다.

“제 주변은 ‘진짜 사이코패스는 누구’며 ‘홍주는 어떤 인물이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시청자분들도 많이 궁금해하시고 재밌게 보시겠구나, 느낌이 들었죠. 저희 ‘마우스’가 엔딩맛집이라고 불렸을 만큼 감독님의 연출과 작가님의 필력으로 20부를 끌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열린 결말이라 시즌2를 예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도 시즌2를 바라고 있어요.”

배우 경수진.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사연 있는 얼굴, 스펙트럼 넓어 좋다”

경수진은 촬영 중간 ‘홍주’의 심경 변화를 극단적으로 표현하기위해 단발로 잘랐다. 데뷔 때부터 고수했던 긴 머리였다.

“제 의지가 컸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말씀드리고 강단있는 ‘홍주’를 표현하기에 헤어스타일로도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홍주’로써의 변화도 있지만 경수진의 변화도 같이 가고 싶었어요.”

그는 대부분 장르물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았고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결말이 많았다. 실제 웃음 많고 밝은 모습과는 다르다.

“제가 원래 생활 자체는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지점이 많은데 얼굴이 사연 있는 얼굴인가봐요. 감독님들이 그런 부분을 보시고 캐스팅해주시는 것 같아요. 배우로선 장점이죠 그 만큼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차기작은 좀더 실제에 가까운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이야기 중인 작품은 있지만 정해지지는 않았어요. 도전하고 싶은 배역은 지금까지 장르물을 해왔던 만큼 개인적으로 발랄한 사랑이야기나 현실적인 로맨스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예능을 통해 늘 새로운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그는 요즘 테니스에 빠졌다.

“제가 예능 울렁증이 있어요. 말을 잘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몸 개그도 잘 못해요. 그저 자연스러운 것은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관찰 예능’을 택했고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요. 요즘은 테니스에 빠졌어요. 아직 ‘테린이’지만 1, 2년 후에는 동료들과 테니스 대회를 한 번 열어보고 싶은 것이 꿈이에요.”

데뷔 10년 차가 됐지만 경수진은 아직 목마르다. 해야 할 배역, 하고 싶은 배역이 아직 많다.

“아직 할 날이 너무 많이 남아있잖아요? 진정성 있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경수진하면 저 사람이 나왔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작품 하나 하나를 통해 성장해가는 경수진을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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