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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인국 “폐지 주워 날 키운 엄마, 인생의 롤모델”

배우 서인국,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배우 서인국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케이스’다.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1’에서 우승한 뒤 가수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원동력엔 ‘어머니’가 자리잡고 있었다.

“제 롤모델이에요. 물론 아버지도 존경하지만, 어머니가 폐지 줍는 일로 절 힘들게 키웠거든요. 제가 데뷔한 뒤엔 좀 편히 쉬길 바랐지만, 어머니는 ‘싫다. 지금도 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겁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 편한대로 하라고 했지만, 생각해보면 그 피가 제게도 흐르나봐요. 저도 쉬면 몸살이 나거든요. 하하.”

이번에도 ‘열일’이다. tvN 월화극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와 영화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을 동시에 공개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서인국은 그럼에도 지친 표정이 아닌 설렘 가득한 얼굴로 팬들을 만날 상상을 했다.

“영화로는 8년만에 돌아오는 거예요. 기분 좋게 출발선에 선 느낌이네요. ‘땅굴’이란 설정때문에 많은 이가 고생했는데, 다행히 주위에서 ‘영화 잘 나왔다’고 반응해줘서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영화 ‘파이프라인’ 속 서인국.

■“이수혁과 세번째 호흡, 다음엔 내가 괴롭히고파”

‘도유’라는 독특한 소재의 케이퍼무비(범죄물)라 단숨에 시나리오를 읽었다는 그다. 특히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라 더욱 기대가 됐다고.

“드라마로 쌓은 내공을 분출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어요. 첫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배우들끼리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감독에게 보여줄 만큼 회의를 많이 했는데, 유하 감독도 너무 기분 좋게 받아줬죠. 화기애애한 현장이 영화에 잘 묻어난 것 같아 기분 좋아요.”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천공) ‘핀돌이’ 역은 보자마자 탐이 났던 배역이다.

“유하 감독이 제 실제 성격을 많이 투영해줬어요. 제게 ‘넌 참 똑똑해. 두뇌회전이 빠르고 즉각 행동하는 게 매력이야’라고 말해준 적 있는데, 그런 게 캐릭터에도 반영됐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선 이수혁과 세번째 호흡을 맞췄다. tvN ‘고교처세왕’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 이어, 이번엔 이수혁이 ‘핀돌이’를 돈으로 조종하려는 빌런 ‘건우’로 등장한다.

“극 안에서 절 정말 괴롭혔어요. 땅바닥을 구를 정도로 힘들었는데, 다음에 만날 땐 이수혁을 제가 괴롭히는 역이었으면 좋겠어요. 고생 한 번 해야하거든요. 하하. 사실 함께 세작품을 하다보니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상태를 잘 알게 됐어요. 연기할 때 서로 원하는 게 있으면 불편함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사이죠.”

■과거로 돌아가면 오디션 또 참가할까…“당연하죠”

2009년 데뷔한 이후 12년간 연예계에 몸 담으면서 웃고 울었다. 혹시 과거로 돌아가면 다시 ‘슈퍼스타K1’에 출연할 거냐고 물었다.

“예전엔 ‘안 나갈 것’이라고 답했어요.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었거든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게 23살이었는데, 그것 대신 스스로를 다듬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죠. 이렇게 작품을 찍고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초석이 바로 ‘슈퍼스타K1’이니까요.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꿈도 꿀 수 없고 다른 행복을 찾아나서야했겠죠?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거예요.”

그때와 지금의 ‘서인국’은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데뷔 초엔 겁이 없었어요. 캐릭터를 맡거나 연기를 준비할 때 그냥 들이댔죠. 지금은 겁이 정말 많아졌어요. 물론 그때보다 발전하고 감정선도 풍부해졌지만, 더 고통스럽고 즐겁지 않을 때도 있죠. 그럴 때마다 초심을 꺼내보는 편이에요. 일부러 예전을 생각하죠.”

2017년 이후 신곡을 발표하지 않아 팬들도 많이 아쉬울 터. 특히 데뷔 후 단 한 장의 정규앨범을 내지 못한 건 그에게도 갈증이었다고.

“기회가 된다면 꼭 정규 앨범을 내고 싶어요. 사실 개인적으론 작업실도 만들고 작곡가와 곡 작업도 하고는 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좋은 음악으로도 찾아오고 싶어요.”

‘멜로장인’이란 수식어 때문일까. 그의 실제 결혼관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다.

“아직까진 결혼에 대한 생각은 크지 않아요. 다만 막연하게 꿈꿔본다면,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긴 해요. 엄할 땐 엄하지만, 평소엔 친구처럼 편한 아빠요. 연애요? 연애는 지금 안 하고 있어요. 하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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