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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장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슬라이딩 투지' 황재균 “솔선수범하겠다”

타구에 맞아 코뼈가 골절됐던 황재균(34·KT)이 복귀하자마자 몸을 날렸다. 주장의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는 박수받았다.

황재균은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2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4월24일 롯데전에서 수비 중 타구를 처리하다 코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수술받은 뒤 5주 만에 복귀한 경기였다. 당초 회복에 두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황재균은 빠르게 회복해서 서둘러 복귀했다. 얼굴의 중심인 코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은 터라 여러가지 후유증을 우려했지만 황재균은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 의지가 워낙 커서 오늘 등록했다”고 했다.

당연히 타격감이 좋을 리 없었다. 황재균은 세 타석 연속 침묵했다. 1회 초 무사 2루에서는 LG 선발 이상영에게 삼진을 당했고, 2회에는 우익수 플라이, 4회에는 2사 1·2루에서 역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3-1로 앞서던 7회초 황재균은 네번째 타석에 섰다. 선두타자 조용호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였다. 황재균은 번트를 댔다. LG 두번째 투수 이우찬의 초구 시속 142㎞ 직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해 내야 우측으로 타구를 보냈다. 전력 질주한 황재균은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고 LG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의 포구와 토스가 조금 늦었다. 투수 이우찬이 급하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 슬라이딩 하는 황재균과 겹쳤다. 황재균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머리를 발로 찼다. 둘 다 쓰러졌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얼굴 부위에 또 충격이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우려를 샀지만 한동안 쓸러져있던 황재균은 다행히 별 부상 없이 일어섰다. 세이프 된 황재균은 계속 경기를 치렀다. 직후 KT 타선이 터졌다. 황재균은 강백호의 내야 땅볼 때 포스아웃 됐지만, 이어 장성우·알몬테·배정대·유한준·박경수가 차례로 안타를 쳐 7회초에만 5점을 뽑았다. KT는 황재균의 슬라이딩 이후 완전히 승기를 잡았고 8-1로 이겼다.

황재균은 올해 주장이 됐다. 팀이 지난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새로 주장을 맡게 돼 부담감과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천천히 하자는데도 서둘러 부상에서 돌아온 첫날 보여준 놀라운 투지 역시 부상 공백으로 인한 미안함과 주장으로서 책임감에서 나왔다.

황재균은 “1회 득점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기습 번트를 댔는데 부상을 의식하지 못하고 슬라이딩을 했다”며 “아직은 실전 감각 회복이 필요하다.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복귀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솔선수범하는 주장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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