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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법정구속’ 정일훈, 후회도 반성문도 소용없었다

161차례 대마를 차명계좌와 가상화폐를 이용해 구매하고 수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는 비투비 출신 정일훈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반성문도, 때늦은 후회도 법정에선 통하지 않았다.

당시 비투비 멤버였던 정일훈의 마약 흡입 사실이 세간에 알려진 건 지난해 12월이다. 경찰의 마약 수사 과정에서 정일훈에 대한 대마 흡입 혐의가 포착된 것이다.

당시 경찰은 공범들의 진술과 계좌추적 등을 토대로 정일훈이 지인들과 함께 여러차례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파악했다. 정일훈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상습적으로 대마를 흡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정일훈의 마약 거래 수법은 치밀했다. 정일훈이 차명 계좌를 이용해 현금을 입금하면 지인이 가상화폐로 바꿔 대마초를 사들였다. 정일훈이 마약 거래를 위해 사용한 금액은 약 1억 3000여 만원이다.

경찰은 정일훈에 대한 마약류 검사를 실시했고 정일훈의 모발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정일훈의 마약 사건은 이미 지난해 7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일훈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입대를 택해 ‘도피성’이 아니냐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그는 지난달 5월 육군훈련소로 입소해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현재 양평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정일훈은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팬들과 소통했다. 팬들에게 자신의 혐의는 직접 밝히지 않았다. 당시 그는 “활동을 쉬면서 여러분들과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던 점 미안하다” “오롯이 저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다” 등의 글을 올렸다.

당시 비투비와 정일훈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대마를 피운 혐의로 수사기관에 소환돼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도피성 입대에 대해서는 “소속사에서 마약 적발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비투비 팬들의 분노가 들끓으며 그의 팀 탈퇴를 요구하는 성명서까지 나왔고 정일훈은 결국 지난해 12월 비투비를 탈퇴했다.

정일훈은 161차례 차명계좌와 암호화폐를 이용해 대마를 사들였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범죄 행각을 두고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해 실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당시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그룹에 피해를 끼칠 수 없다는 본인 의견을 존중해 금일을 기점으로 정일훈의 팀 탈퇴를 결정했다”며 “비투비는 6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간다”고 했다.

공판에서 그가 받는 혐의는 2016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161차례 걸쳐 1억3000여 만원의 대마를 매수하고 흡입한 혐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피고인 정일훈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억 3300여 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정일훈은 최후진술에서 “저를 믿어준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고, 이 사건을 겪으며 인생을 되돌아봤다”며 “비록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지만 이 사건으로 인한 고통과 깨달음을 평생 갖고 명심하며 부끄럼 없이 살아가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정일훈의 변호인 또한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이 현재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어린 나이에 작곡가와 연습생 등으로 연예계 활동을 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잘못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했다”고 했다.

정일훈 본인이 수사 당시부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두 차례 반성문까지 제출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인 데다 그가 초범이었기에 일각에서는 집행유예 판결이 관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차명계좌와 가상화폐까지 동원한 그의 범행 수법을 두고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했다. 정일훈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 양철한 부장판사는 10일 상습 대마 흡입 혐의(마약류 관리에 솬한 법률 위반)를 받는 정일훈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2년 실형과 함께 추징금 1억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마를 매매하고 흡연한 혐의로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했고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마약류는 환각 및 중독성이 있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장기간 매매 및 흡연을 했기에 죄질이 좋지 않다”며 “특히 인터넷에서도 다크웹 영역으로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징역 선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정일훈은 “없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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