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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위클리 건강] 소리없는 실명원인 녹내장

녹내장은 주변 시야가 점점 좁혀오는 질환이다.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어 시야결손이 나타나고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눈 증상을 느끼기 힘들다. 때문에 ‘소리 없는 시야 도둑’으로 불리기도 한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실명을 부르는 3대 안과질환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80만9231명에서 2020년 96만7554명으로 최근 5년간 20% 가까이 증가했다. 녹내장 환자의 증가는 진단 장비의 발달, 건강검진 증가, 고령화와 환자의 관심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4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높아지기 시작해 60대 이상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교수

녹내장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바로 안압이다. 고혈압과 같이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을 손상시키고, 손상된 시신경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국에는 실명에 이른다. 안압이 올라가는 원리는 각막주변부 섬유주를 통하여 눈 안의 방수가 제대로 배출이 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안압만이 녹내장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녹내장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정상안압녹내장이라 하는데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인 섬유주가 형태적으로 정상인 개방각 녹내장 중 하나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서양과 달리 정상안압녹내장 환자가 전체 녹내장 환자의 70%로 가장 많다. 안압은 정상이지만 시신경유두가 물리적 압박을 받거나, 혈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이므로 환자 스스로 증상을 눈치채기가 어렵다. 때문에 안압이 정상이라고 하더라고 시신경의 손상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라식 또는 라식 등 각막굴절교정술을 시술 받은 환자는 각막이 얇아 눈안의 실제 안압보다 낮게 측정되므로 더욱 주의를 요한다.

반면, 방수 유출로가 완전히 막히는 폐쇄각 녹내장은 이와 반대로 급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수정체와 홍채 사이 방수 유출로가 갑자기 막히면서 시작되는데, 후방압력이 상승하면서 홍채가 각막 쪽으로 이동하여 전방각이 눌려 전방 방수유출로는 더 막히게 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면서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고 눈 주위 통증과 충혈이 발생하며 급격한 시력손실이 진행된다. 72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개방각·폐쇄각 종류에 따라 녹내장은 치료법도 상이하다. 개방각녹내장 중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이라도 안압을 조절해서 시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거나 안혈류를 증진시켜서 서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아야 한다. 약물치료로 안압을 낮추는 것이 주요방법이고 약물치료로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 힘들 때는 레이저섬유주 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고, 안압이 너무 높고 조절 불가능할 경우 섬유주절제술 또는 방수유출장치 삽입술을 시행할 수 있다. 폐쇄각 녹내장은 응급질환으로, 빠른 치료로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관건이다. 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맥주사와 함께 안약을 사용하며, 안압이 내려가면 레이저 홍채 절개술 등을 통해 방수가 배출될 길을 내주게 된다.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릴 순 없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여 시신경이 더 망가지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은 정기 안과 검진을 통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고 녹내장의 위험성이 높은 40세 이상과 고도근시 환자는 1년에 한 번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6개월~1년 이상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사람, 당뇨병·고혈압이 있으면 젊어도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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