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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털고, FA 설움도 털고…보란듯이 돌아온 차우찬·이용찬의 새 도전

LG 차우찬(왼쪽)과 NC 이용찬. 연합뉴스·NC 다이노스 제공

지난 겨울 KBO리그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훈풍과 냉풍이 동시에 불었다. 50억원 이상 계약을 한 선수가 3명이나 나온 반면 계약을 못 한 선수도 있었다. 이용찬(32·NC)과 차우찬(34·LG)은 그 냉풍의 중심에 섰다.

베테랑 투수인 둘은 지난 시즌 중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용찬은 개막 한 달 만인 6월3일 KT전을 마지막으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차우찬은 7월24일 두산전 등판 중 어깨 부상으로 강판된 뒤 다시 던지지 못했다.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까지 더해져 재활이 길어졌다.

시즌이 끝난 뒤 둘은 FA 자격을 얻었다. 차우찬은 2번째, 이용찬은 생애 처음으로 FA가 됐다.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언제 회복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둘 다 FA 신청을 하자 의문의 시선들도 따랐다. 결과는 찬바람으로 이어졌다.

차우찬은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겨우 계약했다. 원소속구단 LG와 2년간 총액 20억원, 그러나 옵션이 14억원이나 됐다. 몸 상태가 불투명하니 성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계약이었다.

이용찬은 아예 계약을 하지 못했다. 회복하기까지 1년은 족히 걸리는 수술을 받은 데다 전과 같이 던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투수를 보상선수까지 주고 잡으려는 구단은 나오지 않았다. 원소속구단인 두산과도 계약하지 못해 결국 미계약자로 개막을 맞은 이용찬은 지난 4월 ‘쇼케이스’까지 열며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5월말 NC가 그 손을 잡았다. 3+1년에 최대 27억원, 역시 절반인 13억원이 옵션인 계약이었다.

각각 에이스와 신인왕 출신으로 그동안 양지만 걸어온 두 투수는 처음으로 맞은 찬바람을 뚫고 6월, 다시 햇볕 아래로 나왔다. 복귀하자마자 전세는 역전돼 오히려 팀에서 가장 중요한 투수가 됐다.

차우찬은 지난 6일 KIA전에서 317일 만에 1군 무대로 복귀했다.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2일 두산전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이으며 채워지지 않던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시켰다. 5월까지 두 달 동안 선발 고민에 시달리던 LG는 차우찬의 합류로 로테이션 고민을 지울 수 있게 됐다. 복귀 뒤 2경기 연속 호투하자 지난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까지 포함됐다. 1년을 쉬었는데도 좌완이 부족한 대표팀에 바로 호출될만큼 여전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이용찬도 계약 한 달 만인 지난 17일 복귀했다. 마산 KT전에서 3-1로 앞서던 8회초, 389일 만에 다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챔피언 NC는 현재 중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최근 불펜이 취약해지자 이용찬을 중간계투로 합류시켰다. 마무리 경험까지 있는 이용찬의 필승계투조 합류는 NC의 선두권 도약을 위한 승부수다

부상과 시련을 겪은 뒤 차우찬과 이용찬은 모두 전과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있다. 차우찬은 강속구 대신 제구형 투수로 변화하는 중이다. 차우찬은 “구속에 미련을 버린 지는 오래다. 제구에 집중하겠다고 결심하고 올해부터 바뀌는 과정이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10년을 두산에서 뛰었고 지난 3년간 선발로만 던졌던 이용찬은 새 팀 NC에서 이제 1이닝을 던지는 중간계투로 새 출발한다. 이용찬은 “이 악물고 재활한 보람이 있다. NC의 7~8회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최선 다해 막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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