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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약속 "국민에게 죄송. 마라톤 정신으로 극복해 다시 날아다니겠다"

이봉주가 수술 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선희 온라인 기자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1)는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라톤을 해낸 각오로 병을 반드시 극복해 국민과 함께 달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봉주는 최근 경기 화성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근육긴장이상증으로 고생하는 일상을 전했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이봉주는 “평생 마라톤을 한 사람이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 게 나도 이해할 수 없다”며 “수술, 치료,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해서 반드시 다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지난해 1월 방송국 프로그램 촬영차 사이판에 갔다가 귀국한 뒤 몸이 좋지 않았다. 이봉주는 “지난 1년 동안 병원이라는 병원은 다 다녔고 치료도 안 해본 게 없다”고 말했다. 흉추에 생긴 낭종이 신경을 누르고 있어 허리를 펴거나 고개를 들려고 하면 몸이 경직됐다. 그게 오래 이어지면서 이봉주는 답답한 마음으로 긴 시간을 보냈다. 이봉주는 지난 7일 흉추 6~7번 사이에 생긴 척수지주막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 됐다. 이봉주는 “회복하면 30분만이라도 내 발로 뛰고 싶다”며 간절한 심정을 보였다.

이봉주는 희귀 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이봉주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했고 오래 앉기도 힘들어 사람을 만다는 걸 꺼렸다”며 “그래도 내가 우울하게 있으면 나도 괴롭고 보는 사람도 답답할 것 같아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왔다”고 토로했다. 이봉주는 마라톤 실력도 엄청났고 은퇴 후에도 동호인들과 함께 달리면서 추문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이봉주는 “사람들도 착하게 살아온 내가 이런 병에 걸린 걸 안타깝다도 하더라”며 “모든 게 내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면서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한국실업육상연맹에 제안한 이봉주 쾌유 기원 전국민 랜선 마라톤 대회 개최를 고민 끝에 수락했다. 이봉주는 “국민에게 기쁨을 드려야 하는 내가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오히려 죄송하다”며 “국민의 마음 씀씀이가 내게 큰 힘이 되고 회복 의지도 더욱 강해질 것 같아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실업육상연맹은 오는 10월까지 랜선 형식으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참가비 중 5000원이 이봉주 치료비로 전달된다. 이봉주는 “최근 산, 들판을 뛰는 꿈을 자주 꾼다”며 “그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봉주는 수술을 받은 뒤 복근 경련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바로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봉주는 “의사와 나 모두 떨리는 증상이 없어져 경과가 좋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 회복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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