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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그대에게’ 테이 “올해 안엔 발라드 가수로 컴백하고파”

TBS 제공

가수 테이의 18년은 마치 무지개와 같다.

가수부터 라디오 DJ, 뮤지컬, 사업까지 다양한 영역이 ‘테이’라는 이름 안에서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다. 데뷔 18년이라 하면 쌓아온 것을 지켜나가는 관록의 시기라고들 하나 테이는 다르다. 꾸준히 도전을 펼친 만큼 아직 쌓아나갈 경험치가 많다. 최근에는 첫 연극 ‘스페셜 라이어’를 성료해 배우로서의 견문도 차근차근 넓히는 중이다. 매번 새로운 소식으로 팬들에게 반가움을 전하는 테이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첫 연극이었지만 ‘처음’이 주는 부담감이 오래 가진 않았어요. 10년간 해왔던 뮤지컬과 비슷한 메커니즘이어서 적응이 쉬웠어요.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편하게 연기하도록 배려해준 덕택이기도 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공연할 수 있어 감사했어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죠. 기회가 된다면 ‘스페셜 라이어’에 또 참여하고 싶어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손을 잡고 무대를 완성하는 기적을 다시 느끼고 싶어요.”

‘스페셜 라이어’는 쌍방 매니저로 일한 배우 조찬형과 함께 선 무대였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두 사람은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매니저와 절친의 케미를 넘나드는 일상을 보여준 바 있다.

“언젠가 한 무대에 서자고 약속한 적이 있어요. 농담처럼 지나간 말이 실현되니 신기하더라고요. 실제로 친하다 보니 무대에서도 대사 전달이나 움직임이 자유롭게 나왔던 것 같아요. 다만 친한 관계라서 신경 써주고자 했던 마음이 그 친구에겐 귀찮게 다가왔을 까봐 걱정되네요. 그래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저한테 힘을 주고 같이 무대를 꾸린 (조)찬형 씨에게 정말 고마워요.”

연극을 무사히 성료했지만 그럼에도 테이의 일상엔 여전히 빈틈이 없다. 가수로서의 성공을 뒤로하고 뮤지컬 배우로 도약했고, 차차 안정적 흐름을 얻을 때쯤 햄버거 가게 사장 테이로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TBS ‘힐링 스테이지 그대에게’ MC를 맡아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돌이켜 보면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나서서 도전한 적은 없어요. 본업인 가수를 비롯해 여태껏 벌인 일 모두 제안을 받아 시작했죠. 겉으로는 열정의 아이콘처럼 비칠 순 있지만, 무언가를 찾아서 도전하는 건 제 능력 밖이에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을 펼치는 사람 같겠지만 사실 간신히 해내는 중이거든요. 대신 기회가 왔을 때 행동으로 옮기는 유연성은 있어요. ‘가수니까, 연예인이니까 굳이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보다 일단 열린 마음으로 가능성을 재려는 마음가짐이 있죠.”

이렇듯 머릿속은 오로지 일, 일, 일이지만 바쁜 와중에도 웃음만은 잃지 않으려 한다. 그의 주위엔 언제나 맑은 기운이 넘친다. 테이만의 특별한 힐링법이 따로 있는 걸까.

“여러 활동을 동시에 하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아직 체력적으로 지치진 않아요. 그래도 온전히 하루를 쉬어본 적이 없어 빡빡한 느낌이 들죠. 힐링이요? 이제 철권은 그만뒀고요. (웃음) 대신 친구들과 ‘소환사의 협곡’에서 모입니다. 롤이라는 가상 공간이 요즘 가장 큰 힐링 요소에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이나 햄버거 가게 직원들과 하루에 두 시간씩 모이죠. 오락하면서 소통하는 게 굉장한 유대감을 형성하더라고요.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감정이에요. 밤마다 모여서 서로 플레이에 대해 평가해줘요. 싸워도 딱 게임 안에서만 싸워요. 그렇게 얘기하고 싸우고 지내다 보니 사이가 돈독해져요.”

TBS 제공

걸어온 길을 하나의 수식어로 단정할 순 없지만 그중에서도 테이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단연 ‘발라드 가수’다. 그가 부른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독설’, ‘같은 베개’ 등의 메가 히트곡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불렀다 하면 코끝 찡한 감성을 건드리는데 햄버거 가게만 운영하도록 놔둘 수 없다는 게 팬들의 지론이다.

“발매된 지 십여 년도 넘은 곡을 여전히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 또한 데뷔곡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를 가끔 일부러 찾아서 들어요. 마치 제가 부른 노래가 아닌 것처럼요. 스무 살 때 녹음한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는 저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몇 안 되는 곡이에요. 웃으며 추억하는 노래가 있어 행운이죠. 팬들 덕분이에요. 이에 보답하고자 올해 안엔 싱글 앨범을 발매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앨범은 혼자 뚝딱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천천히 시간을 두고 고민하고 있어요. 일단 발라드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3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펑퍼짐한 통바지를 입은 어수룩한 20대에서 정장이 어울리는 노련한 30대로 자연스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꾸준함’ 덕택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테이의 나날들도 꾸준히 채워나갈 계획이다.

“마지막 30대는 본업인 가수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원래는 콘서트로 30대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그럴 수 없게 됐죠. 대신 스스로 그간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이를 발판 삼아 건강을 꾸준히 챙기며 노래, 연기, MC 등 다방면에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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