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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찾아 소말리아 탈출한 소년, 미국 최고령 마라토너로 도쿄 올림픽 출전

한국 나이 45세, 1977년 1월 1일생 마라토너가 미국대표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다.

미국 USA 투데이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최고령 올림픽 마라토너로 기록될 소말리아 난민 출신 국가대표 아브디 아브디라만을 소개하며 “최고령 출전 기록을 넘어 메달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브디 라브디라만. ㅣ게티이미지

13살이던 소말리아 내전 당시 부모 형제와 더불어 소말리아를 탈출한 아브디 아브디라만은 케냐 난민 캠프에 머물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2000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2000 시드니 올림픽 1만m에 출전하며 처음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아브디라만은 이후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미국 대표로 나갔다.

육상 장거리, 마라톤 선수에게 나이는 속일 수 없는 장애다. 그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대표선수들은 대부분 10살 이상 아래이거나, 심지어 20살 넘게 차이나는 선수도 있다. 동료 마라토너 제이크 라일리(32)는 “어릴 때 올림픽 포스터에 등장하던 그를 보고 선수의 꿈을 키웠는데, 지금 팀동료로 같이 뛴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브디라만은 2012년부터 주위로부터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35살이던 그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평가는 무리한 게 아니었다. 악착같이 런던 올림픽 대표에 선발된 그는 결국 2016년 리우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장거리 육상선수로서의 생명은 끝난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달렸다. 지난해 2월 열린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그는 2시간 10분 03초를 기록, 제이크 라일리에 1초 차로 뒤진 3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그의 생애 최고 기록은 2시간 8분 56초이고, 가장 뛰어난 성적은 2016년 뉴욕 마라톤 3위(2시간 11분 23초)다.

마라톤 세계 최고기록이 엘리우드 킵초게(케냐)의 2시간 1분 39초이고, 올림픽 기록 역시 2008년 사무엘 완지루(케냐)의 2시간 6분 32초 임을 감안하면 아브디라만의 도전은 참가의 의미가 더 커보이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그가 나이 들었다고 여기지 않는다. “출발선에 서면 내가 40대 선수라는 생각을 잊는다. 오로지 국가를 대표해 뛴다는 생각 뿐”이라는 그는 “내년에도, 다음 올림픽에도 계속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하는 최첨단 장비나 식이요법 등의 도움을 거부하는 것도 그의 특이한 점이다. “마라톤 선수라고 하면 샐러드, 당근, 케일 등을 많이 먹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다면 그걸 해 먹는다. 휴식은 낮잠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도쿄 올림픽 마라톤은 삿포로에서 열린다. 여러모로 다른 어린 선수들과 차별되는 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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