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무릎이 아픈 환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많이 물어보는 내용들이 있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환자들의 현실적인 질문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환자의 질문을 몇 가지 추려서 정리해 본다.
환자들의 궁금증 1위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언제 하는 것이 좋은 지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다.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뼈가 서로 부딪히는 정도를 4기 또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보행은 물론 무척 고통스런 통증을 항상 달고 사신다. 이 경우 가장 좋은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로 환자의 80% 이상이 만족을 한다. 하지만 언제 수술을 해야 하는 지는 환자의 상황마다 다르다. 즉, 무릎의 상태 말고도 수술을 결정하는 변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우선은 나이이다. 보통은 65세 이상을 권한다. 그렇다고 40, 50대가 수술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의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나이도 65세 이상이며, 한번 수술을 하면 10~20년 이사 사용하는 인공관절을 고려한다면 60세 중반이 좋다. 두 번째 요인은 환자의 활동 정도와 기저 질환이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대개 고령이므로 평소 액티브한 활동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심한 골다공증과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지를 관찰한 후에 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만일 이런 조건에 맞지 않아 수술을 못한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적응증만 맞는다면 인공관절 수술 이외에도 근위 경골 절골술 같은 치료법도 있다. 흔히 오다리 교정술이라고 부르는 근위 경골 절골술은 종이라와 무릎 뼈 사이를 절골한 후 경사가 진 만큼 대체물로 보강하여 뼈끼리 닿아 생기는 통증을 줄이고 휜다리도 교정하는 치료법이다. 이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무릎 관절 내측 또는 외측 중 어느 하나에 큰 문제가 없어야 한다.
두번째로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한쪽 다리를 수술했는데 다른 한쪽도 마저 해야 하는 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쪽을 모두 인공관절 수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체는 두 발로 보행하기 때문에 한쪽에만 유독 무리가 되지 않는다. 한쪽 무릎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다른 한쪽에도 잠재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쪽 무릎을 수술했다고 일정 시간을 두고 무조건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나머지 무릎의 상태를 확인하여 최대한 환자 연골을 사용할 수 있는 보존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주사로 관절강 내 또는 주변에 약물을 투입하여 통증을 줄이고 무릎 기능을 강화시켜 수술 전까지 환자의 신체를 최대한 사용하게 한다. 그러나 오랜 임상 경험상 대부분의 환자들이 양쪽 무릎의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
마지막으로 여름철에는 수술을 피하는 환자들이 있다. 수술은 겨울에 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아픈 다리를 참아가며 여름에는 수술을 피하려고 한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과거에는 냉방 시설이 잘 되어 않아 수술 후 관리 측면에서 겨울에 하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현재는 수술을 못하는 계절은 없다. 병원은 사계절 내내 온도 및 감염 관리가 잘 되고 있으며 집에서도 냉방이 잘되어 과거처럼 온도로 인해 수술 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수술의 적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본다. 여름이라는 이유로, 수술이 위험할 것 같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수술을 미뤄두고 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시점에서야 의사의 손을 붙잡는 환자를 종종 본다. 이제는 수술 재료가 첨단화되고 의사의 술기도 향상되어 과거에 비해서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다. 더군다나 수술 후 적극적인 재활과 통증 관리를 통해 예후도 휠씬 좋아졌다. 그러므로 수술을 해야 할 타이밍에 적절한 진단을 하는 의사의 소견을 신뢰하고 같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