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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라이브]둘이 합해 37세, 천재 막내들이 만든 양궁 새역사

천재 막내가 만들어낸 한국 양궁 새역사n양궁 강국의 자부심, 부담 대신 자신감으로n위기에서 더 강한 강철심장으로 金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양궁 대표팀을 이끄는 베테랑 오진혁은 40세. 랭킹전에서 여자 남자 각각 1위에 오른 안산(20)과 김제덕(17)이 올림픽에 새로 생긴 혼성단체 대표로 결정됐다. 오진혁은 “둘의 나이를 합한 것보다 내 나이가 많다”며 웃었다.

합해서 37세 안산-김제덕의 심장은 산전수전 베테랑보다 더 단단했다. 인공섬 오다이바의 유메노시마 공원에 조성된 2020 도쿄올림픽 양궁경기장은 바닷가 특유의 바람이 쉴새없이 불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그때그때 달랐다. 슈팅 타이밍을 재기가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사대에 오를 때마다 망설임없이 시위를 놨다. 시간제한이 있는 경기지만 워낙 빠르게 쏘는 바람에 시계가 필요없었다.

안산-김제덕은 거침없는 슈팅으로 16강부터 거침없이 달린 끝에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대표팀 첫 금메달을 안겼다. 혼성단체가 올림픽에 새로 생긴 종목이기 때문에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의 영광도 가졌다. 17세 김제덕은 한국 올림픽 남자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결승에서도 안산-김제덕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제덕이 주춤하면 안산이 안정감있게 받쳤고, 안산이 흔들리면 김제덕이 파이팅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김제덕은 16강부터 모든 경기에서 양궁경기장이 떠날 듯 큰 목소리로 포효와 기합을 넣었다. 16강에서는 “코리아 파이팅”을 외쳤고, 8강에서는 “으악”하고 외치며 기를 모았다. 김제덕은 준결승에서 2세부터 3세트까지 4발 모두 연속 10점을 맞히는 거침없는 기세를 이어갔다.

결승전에서도 안산-김제덕의 자신감과 안정감이 빛났다. 네덜란드를 맞아 첫 세트를 35-38로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한 안산-김제덕조는 2세트에서 9점, 9점, 9점을 쏜 뒤 안산이 10점을 따내며 37-35로 이겨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3세트에서도 김제덕이 첫 발을 텐에 명중시키며 “악”하는 기합과 함께 기선을 제압했다. 네덜란드 스티브 위여가 3번째로 쏜 화살이 6점에 꽂히며 승부가 갈렸다.

세트 스코어 4-2 역전에 성공한 대표팀은 4세트에서도 10점, 10점, 10점, 9점을 연거푸 꽂아 금메달을 확정했다. 네덜란드가 9점, 10점, 10점, 10점을 쏜 터여서 마지막 두 발을 두고 긴장감이 넘쳤지만 김제덕이 10점, 안산이 9점을 꽂아 39-39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끝냈다. 안산-김제덕이 5-3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확정했다.

안산과 김제덕 모두 양궁대표팀 여자 남자 막내지만, 올림픽보다 더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은 통과한 기대주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양궁의 자부심을 자신감으로 연결하며 새 역사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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