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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라이브] ‘배팅볼투수’ 강민호와 ‘일본통’ 오승환…베이징키즈 돕는 베이징 영웅들

오승환(왼쪽)과 강민호. 연합뉴스

지난 27일 일본 도쿄의 오타 스타디움.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 도착 이후 처음 치른 공식훈련에서 강민호(36)는 방망이와 포수 장비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신 공을 던졌다. 배팅볼 투수로 나서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도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시작된 2020 도쿄올림픽은 입국 비자와 다름 없는 AD카드 발급 수량을 최대한 줄였다. 다른 종목처럼 야구 대표팀도 현장 직원을 최소화해야 했다. 통상적으로 경기 전후는 물론 경기 중에도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을 지원해야 할 현장 직원 인력으로는 불펜 포수 1명만이 함께 갔다. 배팅볼 투수는 없다. 이에 첫 훈련에서는 강민호가 배팅볼을 던졌다.

타자들은 배팅케이지 안에 들어갈 때마다 “수고하십니다”하고 인사하며 공을 쳤다. 이번 대표팀 타자 중 최고참인 강민호는 타자들이 칠 때마다 “좋아”를 외치며 약 100개를 힘껏 던진 뒤 임무를 마쳤다.

강민호가 훈련 중 땀 흘려 봉사한다면, 오승환(39)은 수시로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오승환은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경력을 가졌ㄷ. 2014~2015년 한신에서 마무리로 뛰었다. 이번 대회 야구 경기가 열리는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뛰어본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야구 대표팀은 경기가 열릴 요코하마스타디움에는 정작 첫 경기 당일인 29일에나 첫발을 들일 수 있다. 그 전 이틀간 공식훈련은 모두 다른 경기장에서 한다. 경기장 적응 문제는 국제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오승환은 수시로 선수들에게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특징과 자신의 경험 등을 들려주고 있다.

승환은 “일본에서 뛴 것도 오래 전 일이고 선수촌 생활은 나도 오랜만이지만 후배들이 물어보는 것 정도는 열심히 대답해주고 있다”고 했다. 사직구장과 비슷하다고 알려져있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에 대해 오승환은 “많은 게 달라졌겠지만 사직구장보다는 훨씬 작은 느낌이다. 타자 쪽에 유리한 구장이다. 타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얘기를 주로 했다”며 “반대로 투수들에게는 ‘실투 한 개가 치명적인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애기했다. 조심해야 할 부분에 대해 주로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야구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돼있다. 최종 엔트리 24명 중 10명이 국제종합대회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다. 대표팀에 가면 긴장과 의욕 사이에서 알맞은 분위기 조율이 필요하다. 경험 많은 선배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투수 원태인을 비롯해 타선 핵심인 강백호, 이정후 등 20대 초반 선수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서 시작된 한국 야구 중흥기를 보고 선수로 성장한 ‘베이징 키즈’다. 강민호와 오승환은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베이징의 영웅들이 13년 만에 참가한 도쿄올림픽에서는 베이징 키즈를 힘껏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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