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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3’ 박준영 “첫 재심 수원 사건, 내 안위가 우선이었다”

KBS2 방송 캡처

‘대화의 희열3’ 박준영 변호사가 수원 노숙 소녀 사망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3’에서는 지연된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싸우는 ‘법조계 아웃사이더’ 박준영 변호사가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연수원에서 젖힘의 대상이었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서울, 대기업, 로펌에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적이 안 되니 취업을 위해 마라톤 완주까지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쟁력 없는 초임 변호사라 실력 검증도 안 되고 인맥도, 학벌도 없었던 그는 사교 모임에 많이 참석했다. 짧은 시간에 안 되는 일이라고 판단한 박준영 변호사는 사선 사건이 안 들어오면 국선이라도 하자는 마음에 국선 변호에 주력했다.

국선 전담보다 국선을 더 많이 했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그렇게 했다는 것은 사건을 사건으로 대한 게 아니라 돈으로 대했다는 평가를 받을 거 같아서.. 적절히 타협해서 한 달에 70건 정도 맡았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기계처럼 일하던 박준영 변호사는 2008년 인생의 변곡점이 된 수원 노숙 소녀 사망 사건을 맡게 된다. 사건을 처음 맡았을 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절도나 폭행이 아닌 사람이 죽은 사건에 대한 자백이다 보니 참기 힘든 물리적 강요가 없었는데도 자백을 7명이나 했다? 저는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라며 “이 사건이 제 인생 사건이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라고 전했다.

KBS2 방송 캡처

그는 “사실 좀 귀찮았다. 그동안 맡았던 재심 사건을 돌이켜보면 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수원 사건은 5명의 가출 청소년을 돌봐줬던 경기도 청소년 복지센터 선생님들이 저를 찾아왔다. 한 아이가 선생님께 편지를 보냈다. ‘모두가 우리를 나쁘게 생각하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더라도 선생님만은 저희를 믿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쓴 거다. 그 얘기를 듣고도 저는 반응이 없었다. 사건 현장을 잘 안 갔는데 선생님들이 자료를 정리해 오셨다. 선생님들의 노력 덕분에 ‘이 사건이 문제가 있구나. 허위자백일 수 있겠다. 드디어 내 인생 사건을 만났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국선 재벌로 일해왔던 박준영 변호사는 마음 한편에는 늘 나를 유명하게 해줄 사건을 찾자고 생각했다. 인맥과 학벌이 중요한 사회에서 사건을 통해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의감 그런 거 없었다. 아이들이 불쌍해 보였긴 했지만 정의감으로 달려들었다면 최선의 변호를 했었어야 했다. 노력은 했지만 최선의 변호를 못 해서 1심에서 유죄가 나왔었다. 저의 안위에 대한 생각이 우선이었다. 검찰 수사를 뒤집어야 하는데 사건 왜곡을 주장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적을 만들지 말자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1심 유죄 판결 이후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준영 변호사는 2, 3심에 계속 관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 아이들이 보였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저의 변론이 불만이었을 수도 있고 탐탁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2심 해보겠다고 했을 때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게 사실 슬프더라. 가만히 듣고 있는 아이들, 만감이 교차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KBS2 ‘대화의 희열3’은 29일 12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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