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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라이브]‘온라인 학대’ 파문에도 안산은 슛오프에서 엑스텐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승리한 안산이 류수정 감독의 엄지 척 축하를 받고 있다. 안산은 혼성ㆍ여자 단체와 개인전에서 우승해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 됐다. | 연합뉴스

양궁 대표팀의 안산은 최근 며칠 동안 ‘온라인 학대’ 대상이 됐다. 쇼트커트 헤어 스타일과 과거 SNS에 썼던 몇몇 말투가 남성 혐오의 증거라고 주장하며 사과와 메달 박탈을 요구했다.

안산을 향한 온라인 학대가 거세지자 ‘안산을 지키자’는 움직임이 맞서 일어났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28일부터 안산을 보호해 달라는 글이 수천 건 올라왔다. 정치권도 나섰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SNS에 “외모와 출신만으로 제멋대로 사상을 규정하고, 특정 사상을 무조건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몰상식의 극치이며 혐오 범죄에 가깝다”고 했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SNS에 염색된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의 과거 사진을 공유하며 “페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 짧은 머리, 염색한 머리, 안 한 머리. 각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여성이 페미니스트”라고 전했다.

외신도 소식을 전했다. AFP 통신은 “안산의 짧은 머리가 남성들의 ‘온라인 학대’ 대상이 된 뒤 안산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도 “안산을 향한 온라인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반-페미니즘 정서가 배경에 있다”고 전했다.

개인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영향이 없을 리 없다. 대표팀 최고참 강채영은 “관련 내용은 뉴스 등 통해서 알고 있었다. 안산이 워낙 포커페이스라 표를 내지도 않았지만 우리도 안산과 있을 때는 관련 내용을 화제로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은 양궁 여자 개인 결선이 열린 30일 아침에 안산에게 격려 전화를 걸었다. 워낙 논란이 거세기 때문에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경기를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양궁계 전체가 논란의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몰라 전전긍긍이었다.

안산은 거세 외풍에도 흔들림없이 3관왕에 올랐다. 안산은 시상식이 끝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의 ‘쇼트커트’ 관련 질문이 나오자 “경기 외적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정중히 사양했다. 준결승과 결승, 두 번의 슛오프를 이겨낸 안산이었다. 안산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협회를 통해 “이슈에 대해 알고 있었고, 경기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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