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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MMORPG의 위기…

‘모바일 왕좌’ 탈환을 위해 출격한 ‘블레이드&소울 2’가 뭇매를 맞고 있다. ‘흥행 불패’에 익숙했던 엔씨소프트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26일 출시 후 주가가 연이어 급락하자, 엔씨는 급기야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다. 빠른 대처의 영향인지 일단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향후 추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사전예약자 746만명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등에 업고 출발한 ‘블소 2’의 부진은 업계에서 미처 예상못한 일이다. 하지만 유저들의 불만이 게임성과 운영이 아닌 ‘리니지’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과도한 과금 시스템에 집중되고 있어 문제 해결이 간단치않은 상황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엔씨의 위기가 한국 게임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니지’가 확립한 ‘한국형 MMORPG’의 성공 모델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감이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때문이다.

징조는 연초부터 발생했다. 1월 엔씨는 ‘리니지M’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문양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다가 이전에 고액을 지불하고 시스템을 완성했던 이용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엔씨는 게임 자체를 특정 시점으로 되돌리는 ‘롤백’을 결정했지만, 보상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으로 확대되며 엔씨의 영원한 우군이던 ‘린저씨’와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블소 2’ 출시를 앞두고 엔씨가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리니지식 과금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한국게임산업의 부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점이다. 큰 성공을 거둔 국산 게임 대부분이 돈을 써야 이기는 ‘페이 투 윈(pay to win)’ 시스템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팬들이 변하고 있다. 엔씨를 비롯한 국내 게임업계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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