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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보다 황혼이라 더 정겨운 경기도 안산 ‘대부해솔길 낙조’

탄도항의 가을. 사진|강민주

양수겸장이다. 시쳇말로 하이브리드 트레킹 코스다. 바다도 있고, 숲도 있다. 보는 눈이 있으며 풍기는 향내는 덤이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맡자니 해송 틈을 비집고 살랑이는 바람도 향취가 다르다. 명확한 것은 시원하다는 것.

제아무리 좋아도 거리두기 4단계엔 마음마저 거리가 생긴다. 하지만 이곳의 수도권 접근성은 엄지척이다. 경기도 안산의 대부해솔길, 그 중에도 백미인 1코스를 돌아봤다.

안산 대부해솔길 트레킹 코스. 사진|김덕근

■안산9경 중 3곳이 여기에

대부해솔길은 안산이 자랑하는 안산9경 중 2경이다. 대부도 둘레길인 셈으로, 해안선을 따라 섬 한바퀴를 둘러볼 수 있다. 총 7개 코스(세부 10개 코스 총 91㎞)다. 이 중 1코스는 이름값을 한다. 1코스를 가려면 시화방조제(안산1경)를 지난다. 코스 내에 구봉도 낙조전망대(안산3경)도 그만이다. 이렇게 대부해솔길 1코스는 안산9경 중 세 곳을 아우른다. 10월엔 ‘제5회 대부해솔길 온앤오프 걷기축제’도 열린다.

대부해솔길을 가려면 시화방조제를 건너야 한다. 대부도의 초입이 1코스의 출발이다.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한 길은 북망산, 개미허리, 구봉도 낙조전망대, 선돌바위(할매 할아배바위), 종현어촌체험마을을 거쳐 24시 횟집(2코스 시작)에서 끝난다. 전체 11.5㎞ 코스로 5시간이 걸린다. 북망산, 구봉도 구간, 돈지섬 구간의 산을 넘어야 한다. 북망산까지 해변과 해송숲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송숲은 ‘차박’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1코스의 어귀에선 볼 일을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볼장 다 볼 수 있다. 이곳엔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있다. 해송숲을 걷다보면 오른쪽 방아머리해변이 들어온다. 해변의 풍광이 장쾌하다. 북망산까지는 식당가를 끼고 걸어야 한다. 주유소 뒷길로 들어서야 북망산을 향할 수 있다. 이곳부터는 고즈넉하다.

북망산에서의 조망은 눈호강이다. 방아머리해변과 구봉도, 돈지섬 구간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북망산 정상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다. 왼쪽으로 꺾으면 1코스의 지선인 1-1 순환코스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를 거쳐 대부도관광안내소로 되돌아가는 코스다. 오른쪽 숲길로 내려가면 구봉도캠핑장이다.

구봉도 개미허리. 사진|안산시청 제공

■개미허리 아치교와 낙조전망대

구봉도 구간에서 구봉은 산 하나에 아홉 봉우리를 뜻한다. 구봉도 숲길은 꽤 가파르다. 낙조전망대까지는 숲길이 이어진다. 숨역시 가파르지만 쉼터가 있어 다행이다. 해변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엔 구봉약수가 있다. 곧이어 두 섬 사이를 잇는 아치교를 만난다. 왜 이곳을 개미허리라 하는 지, 첫눈에 알 수 있다. 딱봐도 개미허리 아치교다.

해변 방향으로 길을 내려서면 확 트인 바다 조망이며 해상 데크길도 있다. 데크길의 끝은 안산9경 가운데 3경인 구봉도 낙조전망대다. 일몰과 석양을 형상화한 포토존이다. 이곳이 대부해솔길 1코스의 핫플레이스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 자가용을 주차하고 평탄한 포장로와 해변길을 이용하면 된다. 아치교에서 낙조전망대까지의 해변길은 물때를 살펴야 한다. 해변길을 걸을 수 없으면 아치교에서부터 숲길을 이용해 낙조전망대로 가면 된다.

역으로 아치교에서 포장로를 따라 걸으면 종현어촌체험마을로 향하는 해변이 펼쳐진다. 해변길이 굽어진 곳에 선돌바위가 솟아 있다. 할매바위와 할아배바위다. 그 모습에 입이 귀에 걸린다. 해변에서 해루질을 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종현어촌체험마을은 갯벌체험으로 유명하지만, 시절이 시절이라 단체 여행객은 사절이다.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니 1코스를 마무리하기에 적당하다.

방아머리해변. 사진|김남국
구봉도 낙조전망대. 사진|안산시청 제공

■제맛인 해솔길 트레킹 , 제철인 포도향

1코스 종점을 향한 길은 구봉펜션단지까지 왔던 길을 맞은편 도로에서 걷는 형태다. 펜션단지가 쫙 깔린 돈지섬 산(돈지섬 전망대)을 넘는다. 2코스(약 5㎞)는 바구리방조제, 새방죽방조제, 작은잘푸리방조제 등 방조제가 이어진다. 이 곳, 너른 갯벌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됐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걷는 내내 포도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대부도 포도는 지역 특산품이다. 먹고 안먹고는 자유지만, 참는 다고 미덕은 아니다.

일몰전망대. 사진|김지훈

사실 대부도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북쪽으로 시화방조제, 남쪽으로 탄도방조제가 육지로 이어진 탓이다. 그러나 용하게도 접근성은 취하고 섬이 품은 바다 환경은 지켰다. 섬 곳곳에 음식점·카페가 많아 쉴 곳도 풍성하다. 이 곳을 돌아보려면 넉넉잡아 2시간 정도로도 충분하다.

누에섬. 사진|안산시청 제공

■대중교통 이용팁

대부해솔길 1코스는 수도권 전철 4호선을 타면 된다. 원점회귀 코스가 아니니 출발과 도착은 이용객 편의대로하면 된다. 오이도역(1, 2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 일반 시내버스(123번)와 광역 좌석버스(790번)가 있다. 코스의 시작점인 대부관광안내소 인근의 방아머리선착장에 정차한다. 시화방조제 너머 첫 정류장이다. 배차간격은 각각 30분~1시간이다. 중앙역(또는 안산역)에도 2층버스(300번)가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행하는데 배차간격(1시간30분~2시간, 기점 대부해양관광본부)은 길다. 동쪽 대선로까지 1㎞쯤 나오면 123번 버스 정류장이 있다. 790번 버스는 이곳에서 약 400m 더 떨어진 대부황금로 북동삼거리에 있다.

구봉도 낙조. 사진|안산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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