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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뽕’도 식후‘면’… ‘오징어게임’은 ‘삼양라면’, ‘기생충’은 ‘짜파구리’

언제부턴가 ‘한류’를 ‘국뽕’ 콘텐츠로 치부하기에는 민망한 구석이 있다. 최소한 ‘한류’가 전세계적 대세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요즘 분위기다.

최근 한류 이슈의 중심은 지난 17일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은 물론 다양한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한류 이슈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대박 행진을 잇는다. K-푸드의 한축을 담당하는 라면 시장도 ‘오징어 게임’으로 들썩이는 분야중 하나.

‘오징어게임’의 흥행 행진을 본 라면업계는 이번에도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4일 농심 공식 인스타그램에 ‘4리곰탕, 5징어짬뽕, 6개장사발면’이라는 글과 함께 ‘오징어게임’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사진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농심의 재치있는 홍보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를 보면, ‘오징어게임’은 삼양라면에 더 큰 기회가 될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기훈(이정재)이 일남(오영수)을 만나 소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안주로 삼양라면 오리지널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라면을 생으로 부숴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삼양라면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현재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83개국에 서비스되는 만큼 홍보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끓여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데 이걸 뒤집고 ‘스낵처럼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준 점이 새로운 마케팅 포인가 될 듯 깊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측에 더욱 고무적인 것은 드라마 제작사 측이 사전 상의없이 임의로 삼양라면을 등장시킨 점이다. 이와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협찬 명목 PPL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제조사가 부담한 비용이 없다는 의미로, 그 결과에 더더욱 관심이 쏠린다.

앞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이후, 농심의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함께 조리한 ‘짜파구리’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열풍은 지난해 4월 ‘짜파구리’란 제품까지 런칭하게 만들었다.

농심은 지난해 라면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라면 매출은 1조 7940억원인 전년보다 16.3% 증가한 2조 868억원에 달했다. 이 중 라면 비중이 79.0%였다. 미국 법인(농심아메리카)의 그 해 라면 매출은 2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5% 증가했다. 중국 법인(상해농심)은 2183억원으로 28.2% 올랐다.

이베이 캡처

더불어 유튜브 ‘먹방’을 통해 매운 맛 열풍을 이끌었던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도 지난 6월말 30억개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의 한축을 맡았다. 2015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삼양식품 불닭시리즈의 수출액은 2020년 3000억원을 돌파했고, 수출국도 85개국으로 확대됐다.

지난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억196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한편, 라면 외에도 ‘오징어게임’ 속 다양한 제품들도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는 주인공들이 입고 나온 티셔츠가 약 40달러(약 4만7000원)에, 역시 드라마에 등장한 ‘양은도시락’은 약 35달러(약 4만1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국내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이다.

또 도구에 재료까지 담은 ‘달고나 키트’는 약 33달러(약 3만9000원)에 판매되며 ‘달고나 뽑기’가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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