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가 속출하며 선수 관리 방식에 문제가 제기됐다. 그래도 일단 하던대로 하기로 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승리를 위해 최고의 선수로 경기에 임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에 “해외파 선수들이 어떤 상태로 오는지 봐야할 것 같다. 선수와 팀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관리하겠다”며 “우린 매번 성취할 목적이 있는 만큼 최고의 선수로 경기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9월 소집과 그 이후 부상자가 쏟아져 나왔다. 손흥민(토트넘)이 이라크전 직후 훈련 도중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했고, 권창훈(수원)도 레바논전이 끝난 뒤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손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남태희(알두하일)는 부상으로 중도하차했고, 황의조(보르도)는 소집 후 소속팀으로 돌아가 뛰던 도중 허벅지 통증을 두 번이나 경험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뛰는 해외파들은 매번 A매치 소집 때면 경기를 마치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한다. 체력도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차 적응도 안되다보니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리 만무하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라크전이 끝난 뒤 “이틀 만에 잠을 잘자고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유럽에서 경기를 뛰고, 바로 넘어온 터라 시차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인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그 동안 이 선수들의 기용법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고, 결국 탈이 났다.
이에 홈에서 열리는 시리아전과 원정에서 열리는 이란전에 나설 선수들을 따로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도 검토됐다. 어려운 이란 원정에 해외파들을 비롯해 주력 자원들을 집중시키고 시리아전에는 조금 더 유연한 선수 운영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일단은 해왔던대로 그대로 밀고 가기로 했다.
이전처럼 운영하기로 하면서 해외파 선수들의 혹사는 다시 한 번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컨디션 관리에 대한 부분은 벤투 감독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벤투 감독은 “보통 외부에서 보는 의견이 있는 반면 내부에서 보는 의견도 있다. 나는 말할 때보다 결정을 내릴 때 좀 더 고민하는데, 그 반대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며 “일단 코칭스태프와 같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