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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고민사전] 감정의 폭풍을 잠재우는 연습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들은 되게 오감을 통해서 감지됩니다. 불편한 감정이 생겨날 때는 오감에 집중하세요. 시각, 촉각, 후각, 미각, 청각의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에요. 불편한 감정이 순식간에 생겨났듯이, 빨리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 (Dialectical Behavioral Therapy : DBT)방식 중 ‘마음챙김’ 연습입니다. 숨 쉬기와 마찬가지로, 지금 바로 실행할 수 있어요.

#시각

하늘을 한 번 보세요. 나무나 꽃을 볼 수 있어도 좋아요. 흘러가는 구름의 모양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집중해서 보아도 좋습니다.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을 핸드폰 폴더에 모아두세요. 클릭해서 한 장 한 장 집중해서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 가장 마음에 드는 내 모습,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사진들을 집중해서 보는 것도 좋습니다.

#촉각

차가운 물에 손을 씻어요. 그리고 힘차게 물기를 탈탈 털어요. 박수도 한 번 쳐 봅니다. 나의 손등, 손바닥도 비벼봅니다. 손톱도 하나하나 만져봅니다. 내 머릿결도 쓰다듬어보고, 나의 귀도 어떻게 생겼나 만져보고 느껴봅니다.

#후각

저는 책상에 제가 좋아하는 아로마오일을 올려 놓습니다. 그 향을 맡아요. 커피를 좋아한다면 그 향도 좋지요. 내 손등에 남아있는 비누 향, 나의 체취도 느껴봅니다. 바람의 냄새도 한 번 맡아보세요.

#미각

내가 좋아하는 걸 먹어요. 초콜릿, 사탕, 건포도, 무엇이든 좋아요. 입에 넣고 천천히 맛을 음미해 봅니다. 혀에 닿는 느낌, 씹을 때의 질감, 내 혀에서 느껴지는 단 맛, 쓴 맛, 신맛의 다양함, 침이 어디서 고이는지, 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 때의 느낌은 어떤지 충분히 느껴봅니다.

#청각

지금 내 주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가만히 들어봅니다. 눈을 감으면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바람 소리, 사람들의 목소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음악 소리에 집중해 봅니다. 이어폰을 꽂고 잠시 명상 음악에 집중해도 좋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 메뉴얼이 작성돼 있어야 합니다. 자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이 밀려 올 때, 환기할 수 있는 방법을 핸드폰 메모장에 저장해두세요. 언제든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머릿속으로 자주 시뮬레이션을 해보세요.

지금, 여기, 나의 몸과 느낌에 집중하면, 자극과 반응사이에 넓은 공간을 만드는 힘이 생깁니다. 감정은 무의식에서 생겨납니다. 이런 연습을 통해서 무의식을 의식의 영역으로 떠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나의 생각, 감정, 욕구, 말, 행동과 같은 자동적인 반응들을 관찰하고 알아차릴 수 있다면, 나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생깁니다. 내 감정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치유 안내자’ 박상미는?

더공감 마음학교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수, 한국의미치료학회 부회장·수련감독.

공감, 소통, 치유, 회복을 주제로 글쓰고, 강의하고, 다큐를 찍는다.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마음치유학교’를 연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마음아, 넌 누구니’,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나를 믿어야 꿈을 이룬다-박상미의 고민사전’ 등을 썼다. 유튜브 ‘박상미라디오’ ,EBS 라디오 ‘박상미의 마음 마음’ 진행자이며,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자다. 출연중인 방송은 EBS ‘인생 파란만장’, SBS ‘언니한텐 말해도 돼’, EBS ‘박상미의 관계상담소’다. 찍은 다큐 영화는 ‘내 인생 책 한 권을 낳았네’, ‘마더 마이 마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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